등록 : 2011.08.23 20:34
수정 : 2011.08.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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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밴드 국카스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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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 루비살롱과 논의없이 물밑작업
“활동 범위 넓어질 것” 팬들은 환영
인디 음악계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록 밴드 국카스텐(사진)이 최근 주류 연예기획사인 예당컴퍼니(이하 예당)와 계약했다. 팬들은 “활동범위가 넓어졌다”며 반기고 있지만, 인디 음악산업 종사자들은 “소속사를 옮겨가는 과정에서 좋지 못한 선례를 남겼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카스텐은 2009년 발표한 데뷔앨범 <국카스텐>을 1만장 넘게 팔고, 지난해 발표한 미니앨범(EP) <타그트라움>도 5천장 넘게 팔아치운 인기 밴드다. 공연마다 매진사례를 이루고 축제 섭외 1순위 밴드가 됐다.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신인상과 최우수 록 노래상을 받으며 음악성도 인정받았다. 데뷔 때부터 인디 레이블 루비살롱 소속으로 활동해왔다.
이들의 주류 입성에 대해 팬들은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디 레이블에서 명성을 쌓은 뒤 주류 시장으로 진출해 세계적 밴드로 성장하는 사례가 외국에선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트위터에선 “국카스텐의 멋진 음악이 더 널리 알려지게 됐다”며 기뻐하는 기색들이다. 음악계 안에서도 주류 가요계가 아이돌 일색에서 벗어나 실력파 인디 밴드에 눈을 돌리게 된 흐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카스텐 리더 하현우는 “밴드가 성장해나가면서 좀더 체계적인 지원 속에서 음악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새로운 회사와의 계약을 결심했다”고 했다. 계약금도 상당하거니와 회사가 음악적 부분에 관여하지 않고 외국 진출을 추진하는 등 밴드 입장에서 반길 만한 조건들이 계약서 내용에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인디 제작자 등은 주류 진출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그 과정에 대해서는 눈총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예당이 국카스텐 소속사인 루비살롱에는 단 한번도 연락하지 않고 밴드 당사자만 접촉해 계약을 성사시킨 데 대해 “도의를 어긴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는 “외국에선 인디 밴드가 메이저로 진출할 때 소속사끼리도 원만하게 합의를 보며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게 일반적인데, 예당은 이런 과정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국카스텐과 루비살롱은 1년 단위 구두계약을 계속 연장해왔다. 이규영 루비살롱 대표는 “계약서 자체가 없어 대항할 방법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대다수 인디 레이블이 문서화된 계약서와 계약금이 없거나, 계약금이 있어도 500만원 이하 수준인 실정이다. 힘과 자본을 앞세운 대형 기획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인디 레이블 의사와 무관하게 소속 음악인을 빼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인디 음악산업 종사자들은 이번 사태를 맞아 “인디도 시스템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동료 인디 밴드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중견 인디 밴드 리더는 “국카스텐의 계약 조건을 보면 밴드의 자존심과 음악을 지키며 메이저에 진출한 것 같아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데뷔 때부터 함께 성장해온 루비살롱이 이적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것은 멋진 선례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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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와 인연 깊은 예당 임재범·조관우 등과 잇단 계약
예당컴퍼니(이하 예당)가 인디 음악계의 대표주자인 록 밴드 국카스텐을 영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삼 예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2년 설립된 예당 소속 연예인으로는 가수 양수경, 최성수, 배우 김아중 등이 있다. 여성 가수 알리와 걸그룹 라니아, 치치 등도 소속돼 있다. 예당은 지난 5월 하광훈 프로듀서를 음악사업본부장으로 선임하면서 음악사업 분야에 공세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하광훈 프로듀서는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 다시’, 김민우의 ‘사랑일 뿐야’, 조관우의 ‘늪’, 김범수의 ‘약속’등을 만든 작곡가다. 문화방송 <나는 가수다> 출연 가수들이 그가 만든 곡을 부르면서 재조명받았다. 그는 임재범이 부른 남진의 ‘빈잔’과 윤복희의 ‘여러분’, 조관우가 부른 김정호의 ‘하얀 나비’를 편곡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예당은 ‘나가수’ 출연 가수 영입에 특히 적극적이다. 임재범이 ‘나가수’ 하차 직후인 지난 6월 초 예당과 계약했고, 조관우는 ‘나가수’ 출연 열흘 뒤인 6월 말 예당과 계약했다. 앞서 임재범의 ‘나가수’ 무대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던 차지연도 예당과 계약했다. 예당이 이번에 계약한 국카스텐도 ‘나가수’ 출연설이 끊임없이 돌았다. 예당은 ‘나가수’에 출연 중인 김조한의 싱글 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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