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8.29 20:24 수정 : 2013.01.23 22:42

독 보데미술관 ‘르네상스의 얼굴들’전
폴란드 국보 `담비를 안은 여인’ 전시

세계 예술계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른 독일 베를린이 요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걸작 전시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프랑스 루브르 미술관의 보물 <모나리자>에 필적하는 인기를 누려온 다빈치의 명화 <담비를 안은 여인>(53.4×39.3㎝: 폴란드 크라쿠프 차르토리스키 미술관 소장)이 숱한 곡절 끝에 대여되어 베를린 시내 박물관 섬 안에 있는 보데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중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 개막한 보데미술관의 전시 제목은 ‘르네상스의 얼굴들’. 베를린의 국립미술관인 게멜데갈레리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손잡고 기획한 이 특별 전시에는 <담비를 안은 여인>을 비롯해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 런던 내셔널 갤러리 등 세계 50여곳의 소장기관에서 대여한 르네상스 시대의 초상이 그려진 회화와 드로잉, 메달, 흉상 등 15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의 백미로 꼽히는 <담비를 안은 여인>의 주인공은 16세기 이탈리아 밀라노 스포르차 공작의 여인이었던 체칠리아 갈레라니다. 초상을 그릴 당시 그의 나이는 17살. 이 소녀 같은 여인이 스포르차 가문의 상징동물인 담비를 안고서 우아한 눈웃음을 짓는 이 초상화는 영원한 관능의 표상이다. 그림 속에서 드러난 다빈치의 필력은 한없이 명쾌하고 투명하다. 대상의 실체를 예리하게 꿰뚫는 거장의 묘사력과 매끌거리는 갈레라니의 관능적 시선이 잊지 못할 감흥을 안겨주는 걸작이다. 그림 속 갈레라니는 스포르차 공작의 여인이었다는 것 외에는 일생이 안개에 싸여 있어서 그림의 신비감을 더해준다.

<담비를 안은 여인>은 19세기 폴란드 차르토리스키 가문이 입수한 이래 폴란드에서 국보로 대접받으며 1990년대 이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순회전시를 한 바 있다. 올해도 독일과 영국 등에서 대여 전시를 추진했으나, 폴란드 미술 전문가들이 그림 손상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반발해 국제적 논란을 빚었다. 결국 막대한 대여 수입에 동한 폴란드 정부가 올 초 허가를 내린 덕분에 다시 해외 나들이에 나서게 됐다.

‘르네상스의 얼굴들’전 또한 르네상스 시대 인물 초상화들을 한데 모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 기획전이다. 당대 유럽 미술을 지배했던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단의 뿌리깊은 초상화 전통과 벨리니, 베로키오 등 당대 거장들의 개성적인 인물 묘사 등을 집약해 보여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베를린 전시는 11월20일까지 진행되며, 12월19일부터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옮겨가 내년 3월18일까지 순회전시를 할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