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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07 20:20 수정 : 2011.11.08 22:12

리뷰 뮤지컬 ‘조로’

반응은 갈렸다. 지난 4일 국내 최대 뮤지컬 공연장인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1767석)에서 시작한 올겨울 최고 기대작 <조로>의 첫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개인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 여러 감상평을 올렸다.

‘깨알 같은’ 유머를 갖춘 쾌남으로 변신한 ‘조조로’(조승우의 조로)와 뛰어난 노래와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빛낸 김선영(이네즈 역) 등 주연 배우들이 우선 주목받았다. 이들의 호연과 앙상블의 춤, 노래도 훌륭했다는 칭찬이 주를 이뤘다.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물은 마시지 마라’(3시간20분 공연 시간이 길다는 의미), ‘주인공 노래 중 귀에 쏙 들어오는 게 없었다’ 등의 의견도 올라왔다. 기대를 모은 새 전용 공연장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컸다. ‘좌석간 간격이 좁아 불편했다’, ‘3층은 관람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등 쏟아지는 불만에 블루스퀘어 측은 첫공연 이후 사석이었던 3층 좌석을 재배치해서 1열과 2열의 높이를 돋웠다.

칠레 출신 극작가 이사벨 아옌데(69)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조로>는 일찍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2008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오랜만의 대형 신작 라이선스 작품인데다 <지킬 앤 하이드>로 최고 뮤지컬 스타 자리를 굳힌 조승우와 박건형, 김준현, 조정은 등의 화려한 출연진 덕분이었다.

배경은 19세기 초, 당시 스페인이 지배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스앤젤레스. 스페인 귀족 돈 알레한드로 시장은 아들 디에고에게 시장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 그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군사학교에 보낸다. 자유분방한 디에고는 집시들과 어울리다 어릴 적 친구 라몬이 아버지를 감금하고 폭정을 일삼는다는 소식을 듣고 집시 친구들과 함께 돌아와 정의의 사도 ‘조로’로 변신한다. 막간 휴식을 포함해 장장 3시간20분 동안 조로, 라몬, 집시 이네즈, 조로의 연인 루이사 등을 중심으로 와이어 액션과 펜싱 검을 이용한 활극이 펼쳐진다. 동분서주하는 조로를 표현하기 위해 ‘진짜 조로’ 외에 한명의 배우가 조로와 똑같은 분장을 하고 나타난다. 공연 막판 검술 대결에서는 주인공을 포함한 배우 7명이 똑같은 조로 차림으로 신출귀몰하는 ‘세븐(7) 조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3시간20분은 확실히 길다. 2부 초반쯤에는 다소 지루한 느낌도 준다. 그러나 폭소를 끌어내는 재치있는 대사들과 정열적인 춤과 노래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공연 뒤 모든 출연진이 등장해 신나게 춤추는 5분여의 커튼콜도 놓칠 수 없다. 조승우는 <지킬 앤 하이드>의 무거움을 벗어던지고 장난꾸러기 디에고와 유쾌한 영웅 조로를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뮤지컬 연출가 조용신씨는 “뛰어난 예술성을 지향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관객들은 충분히 좋아할 만한 공연”이라며 “대사가 많아 군데군데 늘어지는 감이 있었지만, 엔터테인먼트용 활극으로는 별 네개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1544-1555.

박보미 기자, 사진 쇼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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