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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임종진. 사진 곽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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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진 사진전 <어머니에 관한 4개의 기억> 포스터 속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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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진 사진전. 2003년 7월 이라크 바그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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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진 사진전. 2000년 9월 전북 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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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길 장로님이 웃으시는 사진 찍을 때 저는 배경 속 문 목사님의 그림을 한데 엮었는데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크게 프린트를 해서 장로님께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그 사진을 좋아하셨을까 궁금했어요. 그런데 장로님 장례식 때 그 사진이 장례식장에 크게 걸렸더군요. 또 <한겨레신문>에 장례식 광고가 전면으로 나갔는데 그 사진을 전면배경으로 썼더라고요. 아마 문성근씨는 그 사진을 찍어 선물로 준 사람이 누군지 잘 모를 겁니다. 제 사진이 어느 누군가에게 잘 쓰일 때 너무 기분 좋습니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피부색과 사는 처지는 다를지언정 작품 속의 어머니들이 카메라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결같이 따뜻하다. 그는 “사진을 ‘잘’ 찍으려는 욕심보다 충분한 교감의 시간을 갖고 서로 존재감을 느끼면서 사진에 담아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지인들은 그를 ‘달팽이 사진가’라고 부른다. “제 자신이 천천히, 깊게, 느리게 타인의 삶을 바라보고 사진에 담고 있기 때문에 붙여준 별명 같은데요. 저는 사진을 찍기 전의 과정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것 이전에 교감과 소통의 과정 자체가 사진행위라는 거죠.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입니다. 때로는 사진을 찍지 않아도 돼요. 그냥 마음이 가는 대상과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작가적 관점으로 사진을 찍지 않는다”고 했다. 스스로 작가라는 테두리에 넣어 타인의 삶을 바라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로 불리기보다는 ‘사연 전달자’ 또는 ‘이야기 전달자’로 남기를 원한다. “저는 사진을 기막히게 잘 하는 사람보다는 사진이라는 행위를 통해 어떤 ‘쓰임’의 여지가 있는지를 더 찾는 것을 좋아합니다. 공존과 공생의 의미로써 사진이 가진 특별한 역할이 있다고 보고요. 그것을 캄보디아에서 실험해봤고 나름 성과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작가라기보다는 그냥 ‘사연 전달자’가 제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월간 <말>지와 <한겨레신문> 등 언론사 기자로 사진을 시작한 임종진씨는 수차례의 방북취재의 여정에서 얻은 사진들로 2007년 첫 사진전 ‘사는 거이 다 똑같디요’을 열었다. 그 후 엔지오 활동가로 나서서 캄보디아에 ‘달팽이 사진관’을 무료로 열고 8년간 도시빈민촌과 시골마을을 돌아다니며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해왔다. 지난 2010년에는 그 기록을 모아 ‘캄보디아. 흙, 물, 바람 전’ 전시를 열기도 했다. 현재는 대안사진공간 ‘달팽이 사진골방’을 운영하면서 ‘천천히 깊게 느리게, 소통으로 사진하기’ 강의와 영정사진, 외국인노동자 가족사진을 무료로 촬영하는 일을 하고 있다. 19일까지. (02)72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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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진 사진전. 2000년 10월 서울 마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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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진 사진전. 2006년 7월 캄보디아 프놈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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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진 사진전. 2009년 8월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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