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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08 21:02 수정 : 2012.03.08 21:02

황인기 <오래된 바람>

경기도미술관 ‘산수 너머’전

붕대에 스테이플러로 철침 박아 그려낸 세한도, 장난감 레고 블록을 붙여 이미지를 빚은 산과 강, 깨알 같은 한글과 영어 철자로 집자한 심산 계곡, 붓 대신 손가락으로 그린 도원경….

경기도 안산 경기도미술관의 ‘소장품기획전-산수 너머’는 전통 산수화를 새롭게 재창조하려는 한국화 작가 24명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미술관 소장품 12점과 초청작가 작품 32점으로 꾸려진 전시는 전통 먹과 한지 외에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실험한 21세기 산수화들을 보여준다.

류연복 작가는 금강산 답사를 통해 새로운 현대 진경 판화를 12폭 금강산 병풍에 담아냈다. 박대성 작가는 장대한 경주 홍룡폭포를 힘찬 필묵의 기세로 그렸다. 옛 그림 형상을 빌려 오되 한글 영어 철자로 전혀 다른 감각의 작품을 실험한 유승호 작가, 레고 블록만을 써서 거대한 디지털 픽셀 산수를 창조해낸 황인기 작가,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부감법으로 새로운 필법을 시도한 박병춘 작가의 작품들은 보는 재미가 색다르다.

문범 작가는 손끝에 오일 스틱(크레용 형태의 안료)을 발라 몽환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 투박한 철과 그 그림자로만 공간을 담는 산수화를 창조한 조환 작가, 공간에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을 심어놓은 김봄 작가의 현대 산수화, 힘찬 목판 기법으로 한국의 향토적인 느낌을 만들어낸 김억 작가, 여러 방향의 시점을 이용하여 춤을 추듯 움직이는 산수를 그려낸 조인호 작가 등 현대 한국화 작가들의 다양한 고민의 흔적을 접할 수 있다.

작가들은 넓은 의미의 ‘산수’를 다루면서 실험적 시도를 거듭해왔다.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한 자연경관의 변화를 경험한 이들은 전통적 의미의 산수가 현대인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산수화가 틀에 박힌 전통회화가 아니라 현대회화의 새 흐름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4월1일까지. (031)481-7000.

정상영 기자, 사진 경기도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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