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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6.30 20:12 수정 : 2013.06.30 20:12

국악 명인 18명 일본서 공연
궁중음악에 판소리와 춤 선봬
관객들 “좋다” “얼쑤” 추임새
꽉 찬 객석서 뜨거운 박수갈채

흥겨운 우리 전통 가락이 일본 도쿄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27일 저녁 7시 일본 도쿄의 유서 깊은 공연장인 기오이홀 무대에 우리 국악 명인 18명이 모인 ‘양주풍류악회’의 공연 ‘한국의 풍류’가 올랐다. 우리 국악의 힘과 한류 가능성을 확인한 무대였다.

황준연(64) 서울대 국악과 교수의 해설로 진행된 이날 연주회는 조선조 궁중의례에서 연주되었던 관악 협주곡 <수제천>이 막을 열었다. 궁중 의복을 갖춰 입은 악사들이 향피리(정재국·곽태규), 대금(홍종진·임진옥), 소금(박용호), 해금(강사준·이기설), 아쟁(김한승), 장고(김정수), 좌고(최중웅) 등으로 백제의 노래 <정읍사>에서 유래한 고풍스런 궁중음악을 소개하자 우렁찬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어 조선조 양반 선비들의 풍류방에서 흔히 연주하던 <영산회상>의 별곡이 가야금(양연섭), 거문고(하주화), 양금(민의식), 단소(임진옥) 등 8개 악기가 내는 독특한 양청도드리와 우조가락도드리로 연주되어 흥을 돋웠다.

특히 조상현(74·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 안숙선(64·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등 ‘인간문화재’의 절창은 객석을 잔치 분위기로 몰아갔다. 조 명창이 특유의 입담과 함께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안 명창은 우아한 춤사위와 함께 남도민요인 ‘육자배기’와 앙코르곡 ‘진도아리랑’을 구성지게 뽑아내자 객석을 채운 재일동포들의 입에서 “잘한다” “좋다” 하는 추임새와 박수갈채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또 무용가 임이조(63·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 명인이 조선시대 한량들의 모습을 풍자한 춤 <한량무>를 선보인 대목에선 250여석 객석을 가득 메운 일본 관객들과 재일동포 관객 모두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양연섭(64) 한양대 교수는 <영산회상> 별곡 공연에서 옛 신라의 가야금을 복원한 ‘신라금’으로 연주해 눈길을 끌었다. ‘신라금’은 1300년 전 신라에서 일본으로 전래한 악기로 현재 일본 나라현 도다이사(동대사)에 있는 왕실 유물 창고인 쇼소인(정창원)에 일본의 보물로 수장되어 있다. 이번에 연주된 신라금은 ‘한국의 풍류’ 공연을 위해 요네다 유스케 박사의 자문을 얻어 고악기 복원전문가인 류훙쥔(67·쇼소인 천평악부 음악감독)이 쇼소인의 ‘신라금’을 그대로 복원한 것이다.

일본 관객 모리 히데오(73·가구 디자이너)는 “한국 전통음악을 좋아해서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공연장을 찾곤 하는데 도쿄에서 이런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한국 전통음악을 들을 때마다 언젠가 어디에선가 들었던 듯한 친숙함 같은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가이 노리코(48·주부)는 “오늘 국악을 처음 접했는데 언어는 모르지만 참 재미있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특히 남성 춤인 <한량무>는 굉장히 박력 있으면서 우아한 미를 엿볼 수 있었다. 나도 기모노를 입고 그 춤을 추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의 풍류’는 크라운-해태제과가 우리 국악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2010년부터 시작했다. 공연은 판매분 전량이 하루 만에 인터넷에서 매진되어 한국 국악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보여줬다. 윤영달(68)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국악을 일본 국민과 재일동포들에게 널리 알리고, 나아가 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크라운-해태제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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