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0.03 19:35
수정 : 2013.10.0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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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극단 ‘작사’(샤르샤)의 공동예술감독 마누엘 빌라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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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극단 ‘작사’ 감독 빌라노바
고양예술축제서 ‘선원과 바다’ 공연
“거리예술, 거리축제는 저항적이고 정치적이죠. 그래서 스페인의 프랑코나 칠레의 피노체트 같은 독재정권은 거리를 통제했어요. 우리 극단은 지난 30년 동안 거리를 자유로운 시민 공간으로 회복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가 창작해온 공연은 평화, 환경 같은 굉장히 큰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스페인 극단 ‘작사’(샤르샤)의 공동예술감독 마누엘 빌라노바(사진)는 “거리극이야말로 관객들과 가장 가깝게 교감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와 극단은 고양문화재단이 지난 28일부터 경기도 고양호수공원 일대에서 열고 있는 ‘5회 고양호수예술축제’(6일까지)에 초청받아 5~6일 거리극 <선원과 바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26일 서울에서 만난 그는 “예술가로서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무언가를 바꾸고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때”라며 “사람의 인식과 사회를 변화시킬 때 진정한 예술의 힘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한국 초연되는 <선원과 바다>는 극단 작사가 1994년 프랑스와 영국을 잇는 채널터널의 완공기념식 행사를 위해 제작 의뢰를 받아 초연한 작품이다. 자애롭고 친절하지만, 인간의 욕심에 의해 오염돼 무시무시해질 수 있는 바다의 모습을 극단 특유의 색채와 불꽃효과로 표현했다. 그는 “인류의 큰 자원인 바다를 훼손하는 것은 인류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작사’는 스페인 거리극을 대표하는 극단이라고 한다. 83년 연극학도였던 빌라노바와 레안드레 에스카미야가 “프랑코 독재정권 치하에서 붕괴된 예술의 회복과 열린 텍스트로 다양한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창설했다. “70~80년대 프랑코 독재정권 아래에서는 문화적 활동이 제약되었고 극단이 아예 없다시피 했습니다. 문화 인프라가 너무 열악해 스페인의 전통 축제문화와 사회적인 문제를 접목해서 거리를 무대로 하는 극단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두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한국 작품들이 미국 랩이나 프랑스의 음악적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한국의 전통적인 부분을 재해석해서 서양 문화와 연결하고 소통할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고양호수예술축제’에는 ‘고양 600년, 미래를 찾다!’를 주제로 국내외 120여개 단체, 약 1천여명의 예술가들과 시민이 참여해 180여회 공연을 펼친다. www.gylaf.kr. (031)960-9717.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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