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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1~13일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이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여러 아티스트와 시민들이 함께하는 축제인 만큼 기대가 크다. 1. 명창 왕기철. 2. 전남대 판소리 합창단. 3. 개막공연 음악감독인 피아니스트 임동창. 4. 김창완밴드. 5. 디제이 쿠(구준엽). 6. 명창 이춘희. 서울아리랑페스티벌 제공(※ 사진을 누르시면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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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앞둔 ‘서울 아리랑 페스티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릴 줄 아는 아리랑. 대원군 시절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는 아리랑은 YB, 나윤선이 새로이 부르기도 하고, 무명씨들이 자신만의 자락을 뽐낼 수도 있는 ‘무한변신’ 콘텐츠다. 다음주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이 아리랑이 오늘날의 축제로 부활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부를 줄 아는 노래 ‘아리랑’. 지난해 말 유네스코가 아리랑을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하자 ‘아리랑의 본고장’임을 내세우는 강원도 정선을 비롯해 온나라 여기저기서 아리랑 축제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노래 말고 아리랑의 속살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리랑의 시원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다. 청동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주장도 있다. 이들 가운데 대체적으로 모아지는 설이, 강원도와 경상도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불리던 노래 ‘아라리’가 조선 후기 경복궁 중수 공사를 계기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흥선대원군이 왕권 강화를 위해 경복궁을 중건하던 7년(1865~1872) 동안 강원도에서 벤 나무를 운반한 뗏목꾼 등이 노래를 전파했고, 이는 전국 곳곳에서 징발된 일꾼들 사이에서 널리 불렸다. 공사가 끝난 뒤 고향으로 돌아간 일꾼들의 의해 전파된 노래는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게 변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가 가장 많이 부르는 아리랑은 ‘본조아리랑’이라 불리는 노래다. 일제강점기인 1926년 춘사 나운규가 만든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가 전국적으로 유행하게 된 것이다. 나운규가 어린 시절 들었던 가락을 떠올려 서양악기를 이용해 새롭게 편곡한 것인데, 경기자진아리랑을 토대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한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노래로 자리매김했다. 본조아리랑은 현대화되어 더욱 다양한 양식으로 변주되고 있다. 와이비(YB·윤도현밴드)가 4분의 3박자인 원곡을 4분의 4박자 록 버전으로 바꾼 아리랑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리응원의 주제가처럼 쓰였다. 피겨 스케이트 선수 김연아는 아리랑을 접목한 음악에 맞춘 프로그램 ‘오마주 투 코리아’를 선보여 온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고,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재즈 디바 나윤선은 아리랑을 재즈 버전으로 불러 세계인의 눈물을 자아내고 있다.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은 아리랑에 힙합을 결합한 ‘코리안 몬스터’가 흐른다. 이처럼 다양한 아리랑을 발굴하는 작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지난 5월 ‘제1회 크라운해태 전국 아리랑 경연’을 열었다. 국악에 대한 관심이 유달리 강한 윤영달 회장은 전국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에게 방방곡곡 숨어있는 아리랑을 발굴할 것을 지시했다. 이들은 주민들과 팀을 꾸려 그 지역에서 전승돼온 아리랑을 발굴·연습했다. 예선에 참가한 50팀 중 11팀이 본선에 올랐다. ‘서울아리랑’, ‘이천아리랑’, ‘원주아리랑’, ‘인천아리랑’, ‘공주아리랑’, ‘구미전통아리랑’, ‘영천아리랑’, ‘동래아리랑’, ‘아르랑타령’, ‘거창아리랑’ 등 생소한 노래들이 소개됐다. 대상은 강원도 태백지역의 ‘태백산맥’팀이 부른 ‘광부아리랑’. 1930년대 태백에 광산이 개발되면서 광부들이 부르기 시작했다는 아리랑이다. 정선아리랑과 멜로디는 비슷하지만 박자가 좀더 빠르다는 ‘광부아리랑’의 가사는 이렇다. “태백선 기차소리는 매봉산을 울리고, 깊은 막장 발파소리는 내마음 울리네. 가기 싫은 병반생활 어느 누가 알겠나. 샛별 같은 자식 생각에 또 한짐을 지네. 오늘 떠날지 내일 떠날지 뜨내기 인생길, 돈 떨어지면 술집문전도 학대를 받네. 아리랑 아리랑 아리라가 났네. 아리랑 고개고개로 날 넘겨주네.” 명창에서 외국인·어린이까지민요에서 클래식·힙합까지
시대·장소·사람마다 다른
아리랑의 무한 진화 크라운·해태 영업소 직원, 광부, 광부의 가족 36명으로 이뤄진 ‘태백산맥’팀을 지도한 김금수 태백아라레이보존회 회장은 “산에 불을 지르고 땅을 일궈 먹고사는 이들이 부른 ‘화전민의 아리랑’이 ‘광부아리랑’으로 바뀌어 지금도 광부들 사이에서 불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아리랑은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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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리랑페스티벌 ‘뽐내라 아리랑’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아리랑페스티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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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서울아리랑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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