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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 선보이는 존 케이지의 설치작업 ‘시민 불복종의 의무에 대하여’. 아트센터 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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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이지 ‘침묵은 움직임이다’ 전
전위음악가의 기념비적 설치작업
‘시민 불복종의…’ 국내 첫 전시
사상가 데이비드 소로의 글
스피커로 들려주면 관객 재해석
거장 백남준(1932~2008)이 평생 흠모한 스승인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1912~1992)는 일상의 모든 소리가 다 예술이 된다고 생각했다. 마르셀 뒤샹이 소변기를 들고 외쳤던 “모든 사물은 다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명제를 소리로 확장시킨 것이다. 1952년 피아노 앞에서 4분33초 동안 침묵하는 연주곡 ‘4분33’초를 발표한 사건은 화음과 선율에 갇힌 음악의 개념을 허물어뜨린 소리예술의 혁명이었고, 현대음악과 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1987년 말년의 케이지가 독일의 미술제 카셀도큐멘타에서 선보였던 기념비적 설치작업 ‘시민 불복종의 의무에 대하여-에세이를 두루 쓰기’가 처음 국내에 선보인다. 23일부터 서울 서초동 아트클럽 1563에서 열리는 한국-독일 교류전 ‘침묵은 움직임이다(Silence is Movement)’가 그 무대다. 여기에 간디의 평화운동과 60년대 서구 반체제운동의 정신적 지침이 됐던 19세기 미국 사상가 데이비드 소로의 강연집 <시민불북종>의 인용 글귀들을 낭송해 들려주는 스피커, 조명등, 의자로 꾸려진 설치작품이 들어선다. 이지윤 큐레이터와 독일의 저명한 기획자·미술사가인 볼프 헤르조겐라트가 합심해 브레멘 쿤스트할레 미술관에 영구 전시된 원작 에디션을 국내로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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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과 함께한 존 케이지(1972년). 아트센터 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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