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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가을 축제 기간이 아닌 8월과 9월에도 한바탕 신나는 거리공연들이 펼쳐진다. 서울문화재단이 마련한 거리예술 프로그램의 하나인 신촌 연세대로의 거리공연. 서울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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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랑’] 거리예술
프랑스의 거리예술 공연이 부럽습니까? 우리나라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봄과 가을 축제 때만 반짝 열리던 거리공연이 요즘 축제 기간이 아닌 때에도 열리고 있습니다. 8월과 9월, 거리에서 펼쳐질 역동적인 예술의 세계를 소개합니다.
프랑스의 거리예술 공연은 ‘68운동’과 함께 태동했다. 68운동은 1968년 학생과 노동자들이 벌인 대규모 사회변혁운동이다. 68운동으로 분출된 에너지를 바탕으로 1970년대 전문적인 창작단체들이 생겨났다. 1980년대에는 유명한 거리예술 축제들이 생겨나기 시작됐다. 거리예술 축제는 ‘일상에서 거리예술을 즐기도록’ 시즌제와 유사하게 진행한다. 시즌제는 실내공연장들이 9월에 문을 열어 다음해 6월에 문을 닫는 방식이다. 거리예술 시즌제는 실내공연을 참고로 하되, 거리예술만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대표적인 거리예술 시즌제 프로그램은 프랑스 남부 미디피레네 지방의 ‘프로노마드’이다. 5월부터 12월까지 주말마다 도시를 돌며 공연한다. 지역민에게는 문화감동을 주고, 창작집단엔 상시공연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거리예술 공연은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봄이나 가을 예술축제 기간에만 반짝 열린다. 축제 기간이 아닌 평상시에는 거리공연을 즐기고 싶어도 뾰족수가 없다. 하지만 그리 실망할 일도 아니다. 걸음마 단계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개념의 거리예술 공연이 마련됐다. 8월과 9월, 거리공연과 도심축제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신촌에서 북촌까지 거리 곳곳이 곧 무대다.
‘거리 예술 시즌제-가을’ 첫선 주말마다 5곳 돌며 67회 공연 내달 13~14일 북촌뮤직페스티벌
고유한 정취에 스며드는 울림 한강물빛페스티벌 17일까지
다양한 장르 음악공연 수놓아 신촌·서울숲…일상이 축제인 거리공연 서울문화재단은 8~9월 ‘거리예술 시즌제-가을’을 처음으로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의 거리예술 시즌제와 비슷한 시도다. 5월과 9~10월에 집중된 대규모 축제 기간 이외에도 시민들이 도심에서 거리예술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애초 봄-가을 시즌으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봄 시즌’이 연기·축소됐었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이번 ‘거리예술’은 다음달 28일까지 모두 8주 동안 주말마다 진행된다. 보라매공원, 서울숲, 선유도공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신촌 연세대로 등 5곳을 돌며 모두 67회 공연한다. 하루에 2~4개의 작품을 선보이며 시민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더운 낮 시간대를 피해 오후 5시~9시 사이에 진행된다. 도심 거리에서 만나는 역동적인 거리예술은 꽉 짜인 실내공연장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자유로움과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유도와 서울숲,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거리공연 관람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작품으로는 의자를 중심으로 한 거리무용 <더 체어>, 판소리 춘향가를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한 <팝니다>, 모래를 활용한 이동식 샌드 아트 <포스트맨>, 인형극 <빈대떡 신사>, 옴니버스 형식의 이동형 음악극 <소파에 태워줄게> 등 5편이다. 모두 기발한 아이디어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지난 ‘봄 시즌’에 공연돼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는 이동형 음악극 <랄라라쇼>, 풍물놀이와 동물탈춤으로 된 창작연희 <신호유희> 등 10편도 함께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누리집(sfac.or.kr)이나 축제기획팀(02-3290-7169)에 문의하면 된다. 서울문화재단은 또 구의취수장 공간을 재활용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가칭) 조성사업’과 ‘하이 서울페스티벌’ 등 거리예술 관련 사업을 올해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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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일대에서 벌어지는 북촌뮤직페스티벌 거리공연. 북촌뮤직페스티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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