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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연출가 안드레이 서반. 사진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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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서반 ‘다른 춘향’ 연출
“춘향전, 셰익스피어와 비슷
판소리는 인간 본성의 울림”
춘향은 ‘반체제 인사’였다. 권력의 협박에 맞서다 명예훼손과 반역죄로 수감됐다. 춘향을 반체제로 낙인찍은 이는 세계적인 연출가 안드레이 서반이다. 그는 이달 20일~다음달 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오르는 창극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의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생활한복을 입은 71살의 연출가는 소년처럼 잘 웃었다. 백발은 금발을 덮고 경륜은 온몸을 기품으로 감쌌다. 5일 국립극장에서 서반을 만났다. 그는 세계 오페라·연극 무대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1968년 연출가로 데뷔한 이래 1984년 플라시도 도밍고를 앞세운 <투란도트>는 무려 30년간 공연했고, 1995년 작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혁신적 연출 때문에 기존 관객의 반발을 사는 가운데서도 지난해까지 무대에서 세계관객을 사로잡았다.
“춘향이 창극의 혁명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창극이 혁신을 넘어 혁명적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하자, 서반은 그렇게 답했다. 그는 생활한복을 입었지만, 이번 작품을 한국을 넘어 세계적 보편성을 얻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내가 초대된 이유는 다른 관점으로 춘향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람들에겐 너무 익숙하지만, 나는 처음 접하기 때문에 오픈 마인드로 현대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를 직접 모셔온 건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다.
‘창극 춘향’이 혁명 또는 혁신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판소리와 현대극을 접목했다. 사랑가, 쑥대머리 등 눈대목은 그대로 살리되, 대사는 철저히 현대적이다. 검정색 철골구조에 모래와 물로 채운 무대도 그렇다. 다음으로 춘향을 일편단심형 정절녀를 넘어 사랑을 쟁취하는 투사로 그렸다. 방자를 여성 캐릭터로 바꾼 부분도 눈에 띈다. 움직임을 중요시해 콕 찍어 안은미한테 안무를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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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연출가 안드레이 서반. 사진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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