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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진르미술관에서 열린 ‘하나에서 셋으로:한국 예술가 3인전’에서 배우 장서희가 전통 채색 기법인 공필화로 자신의 초상화를 그린 김현정 작가와 함께 중국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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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진르미술관 ‘한국작가 3인전’
거장 백남준·원로 이왈종과 함께
무명에 가까운 김현정 전시 나서
중국 현대미술의 창구 역할을 해온 베이징 진르(今日)미술관. 8일 오후 이 미술관 제 3호관 2층 전시실에서 작품을 관람하던 100여명의 눈길이 한 곳으로 쏠렸다. 전시실에 등장한 한국 배우 장서희가 자신의 초상화 앞에 섰다. 김현정이 동양의 전통 채색인 공필화(工筆畵) 기법으로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세요. 눈빛이 정말 따듯하게 표현되지 안았나요? 중국 분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
<인어아가씨>,<아내의 유혹> 같은 드라마로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장서희가 모습을 드러낸 건 오는 19일까지 이곳에서 열리는 ‘하나에서 셋으로:한국 예술가 3인전’에 참여한 후배 배우 출신 작가인 김현정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하나에서 셋으로…’는 비디오아트의 거장 고 백남준, 제주도에서 생활하며 ‘중도’를 주제로 연작을 그려온 원로 이왈종의 작품과 함께 한국 화단에서도 생소한 김현정을 중국에 소개하는 전시다.
거장과 원로,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작가의 조합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백남준이 실험성이 강한 예술을 추구했다면 이왈종은 현대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작품에선 전통문화를 찾기 어려운 면이 있다. 반면, 김현정의 그림은 동양적이다. 추상에 너무 치우쳐있다는 인상을 받는 한국 미술이 얼마나 풍성하고 다양한지 보여주고 싶었다.” 전시를 기획한 펑펑(彭鋒) 베이징대 예술학부 교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중국관 총감독과 올해 중국 신장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중국 미술계의 유력 인사다.
펑펑 교수는 김현정을 주목한 이유도 설명했다. “김현정은 전통의 공필화법을 추구한다. 하지만 심리적 자아 ‘랄라’를 통해 그림을 현대적인 것으로 만들고, 보는 이의 정신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자신의 내면아이(inner child)인 ‘랄라’를 소재로 자아를 탐색하면서도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공필화로 “중국 관객들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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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아트의 거장 고 백남준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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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의 ‘제주생활의 중도’(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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