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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제공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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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사조 담쌓고 ‘고독’ 담은
1940~60년대 전성기 작품 40여점
내년 2월까지 한국에서 첫 전시
어떤 유행에도 눈돌리지 않았다. 평생 집에 틀어박혀 건축물 같은 정물만 그렸다. 20세기 미술사에서 세잔의 계보를 잇는 정물화 거장이 된 이탈리아 화가 조르조 모란디(1890~1964)의 삶은 생전 남긴 정물화처럼 단순했다. 작가들 사이에 더욱 명망 높은 그의 그림들이 한국에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정물화에 온삶을 바친 모란디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모란디와의 대화’ 전을 내년 2월25일까지 덕수궁관에서 마련한다. 이탈리아 볼로냐의 모란디 미술관 소장품들 가운데 작가의 전성기였던 1940년대~60년대에 그린 유화, 수채화, 에칭 판화, 드로잉 40여점이 나왔다.
모란디는 죽을 때까지 고향 볼로냐에서 세 누이와 함께 은둔하면서 작업했다. 청년기인 1910년대 미래파 운동에 가담한 바 있으나, 이후에는 조르조 데 키리코 같은 형이상학적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과 교류했다. 생전 어떤 미술사조에도 휩쓸리지 않았던 그는 정물화에 자기만의 고독한 세상을 심었다. 화병, 방울, 그릇 등의 모양과 배치를 건축물처럼 정연하게 틀지웠다. 그림 속 정물들 사이엔 강한 긴장감이 피어나지만, 윤곽은 모호하게, 색감은 감각적으로 빚어내 초현실적이면서도 세련된 화면이 공존하게 만들었다. 시대 조류와 담쌓고 오직 정물의 존재론적 본질을 파고들어간 모란디 그림은 베네치아 비엔날레(1948)와 상파울로 비엔날레(1957)에서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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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제공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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