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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타이 방콕 벤짜끼띠 공원 수상무대에서 타이 왕실 주관으로 열린 재즈 페스티벌에서 윈터플레이의 이주한(오른쪽)과 혜원이 공연하고 있다. 이날 무대에는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 래리 칼턴, 존 피자렐리, 다이앤 슈어 등 세계적인 음악인들이 올랐다. 라우드픽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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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광’ 푸미폰 국왕 위한 무대서
40분간 흥겨운 리듬으로 관객 홀려
혜원 “최고 연주자들과 함께해 행복”
이주한도 이날 생일…깜짝 파티 열어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인 2004년, 타이 방콕으로 도망치듯 날아온 이주한은 온통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음악 활동도 결혼 생활도 모두 실패로 돌아간 터였다. 재미동포인 그는 1990년대 중반 트럼펫 하나 들고 혼자 모국으로 들어왔다. 10년 가까이 세션 연주자로 나름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독자적으로 생존하기에는 벽이 너무 높았다. 절망의 나락에서 그가 마주한 건 우울증이었다.
방콕 호텔 테라스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다. 문득 ‘마지막으로 산에나 가보고 죽자’는 생각이 들었다. 산을 좋아하던 그는 네팔로 향했다. 거기서 트레킹을 했다. 걷고 또 걷다 보니 머리가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졌다. ‘살고 싶다’는 의지가 되살아났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트럼펫을 들었다. 본격적으로 작곡을 하면서 주도적으로 음악을 하기 시작했다.
혜원(보컬), 최우준(기타)과 팝재즈 밴드 윈터플레이를 결성하고 2008년 데뷔 앨범 <초코 스노 볼>을 발표했다. 윈터플레이가 이주한·혜원 듀오 체제로 재정비하고 지난해 발표한 3집 <투 패뷸러스 풀스>는 홍콩, 중국, 대만 등에서도 선풍적인 반응을 얻었다. 수록곡 ‘셰이크 잇 업 앤 다운’이 홍콩 라디오 인터내셔널 플레이 차트에서 브루노 마스, 비욘세, 소녀시대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타이의 유명 라디오 디제이 쁘라슷 티라마노가 윈터플레이의 음악을 처음 접한 건 2년 전이었다. “유튜브로 윈터플레이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쿨’했다. 다른 아시아 뮤지션과는 달랐다”고 그는 떠올렸다.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소개하니 청취자들도 무척 좋아했다. 음반도 잘 팔려나갔다. 타이 왕실이 주관하는 재즈 축제의 음악감독을 맡은 그는 윈터플레이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타이 왕실은 푸미폰 아둔야뎃(87) 국왕 생일(12월5일) 즈음 그를 위한 축제를 매년 열어왔다. 미국에서 태어난 푸미폰 국왕은 젊은 시절부터 재즈에 심취해 색소폰, 트럼펫, 피아노,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배웠다. 1946년 국왕 자리에 오른 뒤로 베니 굿맨, 라이어널 햄프턴, 잭 티가든, 베니 카터, 스탄 게츠 등 재즈 거장들을 왕실로 초대해 함께 연주했다. 왕이 직접 작곡한 곡을 레스 브라운, 래리 칼턴 등이 연주해 자신의 음반에 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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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타이 방콕 벤짜끼띠 공원 수상무대에서 타이 왕실 주관으로 열린 재즈 페스티벌에서 윈터플레이의 이주한(오른쪽)과 혜원이 공연하고 있다. 이날 무대에는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 래리 칼턴, 존 피자렐리, 다이앤 슈어 등 세계적인 음악인들이 올랐다. 라우드픽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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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타이 방콕 벤짜끼띠 공원 수상무대에서 타이 왕실 주관으로 열린 재즈 페스티벌에서 윈터플레이의 이주한(오른쪽)과 혜원이 공연하고 있다. 이날 무대에는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 래리 칼턴, 존 피자렐리, 다이앤 슈어 등 세계적인 음악인들이 올랐다. 라우드픽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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