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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리랑>의 원작자 조정래 작가(오른쪽)가 막바지 연습 중인 배우들을 격려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조 작가는 “객석에서만 보다 무대 위에 올라오니 신기해서 어리둥절하다”고 웃으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조선’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 오른쪽 둘째는 주연 배우 안재욱, 셋째는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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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 뮤지컬 ‘아리랑’ 연습 격려
“마르고 닳도록 아리랑! 연습 시작하겠습니다!” 7일 저녁 역삼동 엘지아트센터. 배우들의 힘찬 구호와 함께 창작 뮤지컬 <아리랑>의 막바지 연습이 시작됐다. 11일 개막을 앞두고 완벽히 셋업 된 무대 위에서 의상까지 차려입은 배우들이 동선을 확인했다. 객석에서 바라보던 조정래 작가가 긴장한 듯 손을 비비며 중얼거렸다. “아, 이제야 (공연이 올라간다는 게) 실감이 나는구먼.”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가 말을 이었다. “저보다 선생님이 더 떨리시나 봐요. 하하하.” 연습이 시작되자 전면 엘이디(LED)로 만들어진 무대는 태양이 이글이글 타는 하와이 사탕수수밭이 됐다가 하얀 눈발이 송이송이 날리는 만주 벌판으로 변했다. 일본어 대사가 나올 때는 엘이디가 한국어 자막 화면으로 바뀌었다. 박 대표가 은근슬쩍 조 작가의 기색을 살피며 물었다. “신경 많이 쓴 부분인데, 어떠세요?” “50억이 아깝지 않네. 내 소설이 결결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랄까? 완벽한 재창조야. 허허허.”(조정래) ‘나라도 잃고 고향도 잃고/ 정처 없이 떠나네/ 언젠가는 돌아와야 혀/ 어떻게든 어떻게든~’ 모두가 합창하는 1막 클라이맥스가 끝나자 조 작가는 손을 올려 박수를 쳤다. “나도 모르게 박수가 나오네. 박 대표, 이 작품 성공하겠어.” 1막 연습이 끝난 휴식시간, 원작자인 조정래 작가와 박명성 대표가 마주 앉았다. 개막을 앞두고 원작자와 제작자가 마지막 점검을 하기 위해 만난 자리다. 조 작가는 감회에 젖은 듯 박 대표가 <아리랑>을 뮤지컬로 만들겠다며 찾아왔던 2013년 봄의 기억을 더듬었다. “<정글만리>를 연재하느라 두문불출하던 때지. 아, 말도 길게 안 했어. ‘<아리랑>을 저 주십시오’ 하더라고. 영화계에 임권택이 있다면 공연계엔 박명성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30년 공연계를 지킨 그 이름을 믿고 5분 만에 허락했지.” 박 대표는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형편상 원작료는 얼마 못 드린다’고 말했다. “사실 원작료는 작가의 자존심이기도 한데…. 선생님이 원작료 신경 끄고 작품이나 잘 만들라고 하셨잖아요.” 조 작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솔직히 뮤지컬이 흥행하면 내 소설도 덩달아 더 잘 팔릴 거 같더라고. 그 인세로 원작료를 대신하려고 한 거야. 몰랐어? 허허허.”(조정래) 이후 조 작가는 박 대표가 제작한 뮤지컬 <고스트>를 관람했고 “이 정도 무대를 만들 능력이면 <아리랑>도 꼭 성공하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11일 개막 앞둔 막바지 연습현장배우들 손 일일이 잡으며 응원
“어떤 면은 뮤지컬이 더 나아…
이 공연 한 편이 바로 역사교육”
박명성 대표 “용기·사명감으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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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왼쪽)는 “글 쓰느라 시간이 없어 공연을 많이 못 보는데, 박명성 대표가 만든 작품은 다 봤다. 내가 박 대표를 편애한다”고 농을 던졌다. 조 작가는 이어 “<아리랑>이 비감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역설을 증명할 훌륭한 작품이 되리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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