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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신’이 찾아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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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불사·독특한 마력 관객 유
혹미친 존재감 ‘데스노트’ 류크·렘
치명적 매력 ‘엘리자벳’ 토드
인간적인 ‘신과함께’ 저승차사들
올여름 한국 뮤지컬 시장의 주인공은 ‘죽음의 신’(사신·死神)이다. 인간과 달리 영생불사의 존재로 뛰어난 능력과 독특한 마력을 지닌 ‘죽음의 신’은 국적이 서로 다른 세 뮤지컬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어떤 역할을 담당할까?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라이선스 뮤지컬 <데스노트>에선 ‘류크’(남자 사신·작은 사진 왼쪽)와 ‘렘’(여자 사신·가운데)이 주인공인 명탐정 엘과 천재 대학생 라이토에 못지않은 미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특히 모든 배역이 ‘원캐스팅’인 덕분에 “공연 회차가 반복될수록 각 캐릭터가 확실히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류크’ 역을 맡은 강홍석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 기이한 목놀림, 좌우로 찢어진 듯한 시뻘건 입술, 기이한 ‘손 모양’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류크는 극 내내 사과를 입으로 베어 물고 장난스럽게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라이토를 조종해 인간의 운명을 손 안에서 유린하는 사신의 역할’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연출인 구리야마 다미야는 “사과는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선과 악, 타락, 인간계를 지배하는 중력 법칙 등 많은 상징을 담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렘’은 훨씬 인간적이다. 붕대를 칭칭 감은 듯한 흰옷과 백발, 창백한 얼굴로 등장하는 렘은 공기와 같은 가볍고 정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라이토의 여자친구인 ‘미사’를 구하기 위해 죽음을 받아들인다.
오스트리아 라이선스 뮤지컬 <엘리자벳>에서도 사신인 ‘죽음’(토드)이 극의 한 축을 담당한다. ‘토드’는 사랑하는 엘리자벳의 곁을 맴돌며 그가 약해질 때마다 유혹하는 존재로 설정된다. ‘죽음마저 사랑에 빠지게 한 아름다운 황후’라는 표현을 그대로 의인화한 셈이다. 죽음의 날개를 형상화한 가죽과 세무 느낌의 검은 의상, 화려한 메이크업과 네일아트까지 치명적 매력의 죽음을 표현하기 위해 각종 소품과 의상이 동원됐다. 이번 시즌 토드 역엔 신성록·최동욱(세븐·오른쪽)·전동석이 트리플 캐스팅 됐는데, 특히 세븐은 댄스 가수 출신답게 절도 있고 역동적인 안무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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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뮤지컬 의 류크, 렘, 뮤지컬 의 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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