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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명성황후’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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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 모두 예술의전당 무대에
광복 70돌을 맞은 올해, 조선의 마지막 국모 ‘명성황후’를 소재로 한 두 편의 창작 뮤지컬이 연이어 관객들을 찾는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명성황후>와 서울예술단의 <잃어버린 얼굴 1895>다. <명성황후>가 역사적 사실에 비교적 충실한 작품이라면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역사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이다. 공교롭게 두 작품 모두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만큼,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명성황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뮤지컬 ‘명성황후’ 국권 지키려다 처참히 시해당한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작품
돌거나 상하로 움직이는 무대 등
현대기술 더해 더 화려하고 웅장 ■ 한국 창작뮤지컬의 자존심 <명성황후>는 1895년 10월8일 일어난 을미사변(명성황후 시해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이문열의 소설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한다. 1995년 초연 이후 20년 동안 국내는 물론 미국·영국 등에서 공연돼 16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국민 뮤지컬’로 불려왔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형화에 초석을 놓았으며, 드라마 <명성황후>,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 명성황후를 다룬 이후 작품에도 큰 영향을 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줄거리는 초연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권력욕에 불타 나라를 망친 민비’라는 부정적 시각이 주를 이뤘던 명성황후를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국권을 지키려다 참담한 죽음을 맞은 ‘조선의 국모’로 재조명한다. 임오군란, 아관파천 등 교과서에서 읽었던 역사적 사건들도 그대로 등장한다. 다만, 호위무사 홍계훈이 명성황후에 대한 ‘연모의 정’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번 시즌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무대다. 20년의 세월 동안 쌓인 세련되고 현대적인 연출 기법이 더해져 더 화려하고 웅장한 면모를 자랑한다. 돌아가는 원형 무대와 위아래로 움직이는 무대 등 기술적 진보가 이뤄진 무대장치는 한정된 공간을 극복한다. 명성황후와 고종황제가 외국 대사들과 파티를 벌이는 모습이 펼쳐질 때 무대 하단에서는 일본 공사 미우라가 밀실에서 음모를 꾸미는 모습이 함께 등장하는 식이다. 윤호진 연출이 “이전에는 시도했다가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자랑하는 부분이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혼례식에서 나비가 날아오르는 장면 등 엘이디(LED)로 연출되는 화려한 영상도 볼거리다. 음악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피터 케이시가 편곡에 참여하면서 한층 현대적이고 감각적으로 다듬어졌다. 김소현·신영숙이 명성황후 역에 캐스팅돼 안정된 가창력과 연기력을 선보인다. 특히 마지막 넘버인 ‘백성이여 일어나라’는 20년 세월을 넘어 여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역사 교육용’으로 온가족이 함께 봐도 좋겠다. 9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황후 사진 없는 점 모티브로 삼아
진짜 얼굴에 얽힌 비밀 풀어나가
권력욕 묘사 등 다양한 모습 그려
200여장 배경 쏴 개화기 연출 독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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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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