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음원유통 실험
한곡 스트리밍에 창작자 0.6원
‘정가’ 거부하는 음악인들 늘어
4인조 밴드 ‘선결’ 등 시디 판매만
딴지뮤직, 수익금 100% 정산해줘
새 음반 <25>로 전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델은 이 앨범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아예 거부했다. 시디(CD) 등으로만 유통하고 엠피3도 한 곡당 600원을 내고 다운로드받게 했다. 이를 계기로 뮤지션들에게 수익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음원 가격의 불공정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도 한 곡 스트리밍에 3.6원(창작자에게 가는 돈은 0.6원)이라는 ‘정가’를 거부하고 ‘제값받기’ 실험에 나선 음악인들이 늘고 있다.
■ 싼 시디와 맛보기 스트리밍
4인조 밴드 ‘선결’은 올 초 <급진은 상대적 개념> 앨범을 낸 뒤 반 년간 시디로만 유통했다. 발매 뒤 한 달간 시디 가격은 50% 할인된 5천원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한 달 만에 1천장이 팔렸다. 선결의 김경모는 시디에 5천원이라는 가격을 매긴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같은 헐값이라면 우리가 주체적으로 책정한 헐값에 음악을 팔아 대안을 모색하고 싶었다.”
김경모가 운영하는 레이블 ‘소모임 음반’에서 발매한 이랑의 앨범 <욘욘슨>을 유통하면서는 신기한 일이 생겼다. 몇 개 음원사이트에만 공급했는데 다른 사이트에서도 유통할 수 있게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 비록 결렬되었지만 음원 사이트와 처음으로 “협상다운 협상을 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콘텐츠를 쥐고 있는 음악인들의 힘이 가장 센데 아직 그걸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지론을 확인했다.”
■ 스트리밍을 내려라, 풍악을 울리자
록밴드 아폴로18은 자신의 모든 음원을 스트리밍하지 않는다. 얼마 전 유통사와의 계약이 끝난 뒤 멤버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모두 내리자는 데 합의했다. 공연을 하고 그 자리에서 시디를 판매하는 것이 아폴로18의 유통방식이다. 음원 서비스 자체를 포기한 건 아니다. 해외 사이트 ‘밴드캠프’에서는 음원 다운 서비스를 하는데, 이 사이트는 저작권자에게 가격의 85%를 돌려주기 때문이다. “지금 음원 수익 구조가 뒤집혀져 있어서 내린 결단”이라고 아폴로18 매니저는 말한다.
회기동 단편선도 자신의 개인 앨범은 음원 사이트로 유통하지 않는다. 음원을 유통하는 업체가 배타적 권리를 갖는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자신의 곡들은 상업적 이용이 아니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크리에이티브 코먼스’ 방식으로 유통한다.
밤신사는 시디까지도 버렸다. ‘레트로 스타일’의 밤신사는 1집 <실화를 바탕으로> 앨범을 카세트테이프와 엘피(LP)로만 제작한다(12월22일 예정). 음원사이트에는 ‘밤신사’ 1곡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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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곡당 600원씩 앨범 단위로만 음원을 살 수 있는 딴지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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