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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렛미인'.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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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오르는 뱀파이어들
작년 초연 뮤지컬 ‘드라큘라’ 재공연
영화에서 연극무대로 옮긴 ‘렛미인’도
한겨울, 뱀파이어가 몰려온다. 오래된 서양 전설인데, 이만큼 많이 변주되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삶과 사랑의 의미를 묻기에 좋은 소재인 때문일까.
먼저 미국 브로드웨이 작품을 수입한 뮤지컬 <드라큘라>(연출 데이빗 스완)가 23일 무대에 올랐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 한국에선 2014년 처음 무대에 올려진 뒤 이번이 두 번째다. 원작은 1897년작 동명소설(브램 스토커 지음)이다. 관심은 드라큘라 백작 역의 캐스팅일 터인데, 김준수와 박은석이 지난번에 이어 교대로 연기한다. 김준수는 여성적 느낌의 음색으로 드라큘라의 비극적인 삶을 연기한다. 드라큘라가 400년 동안 사랑했던 여인 ‘미나’ 역할은 임혜영이 연기한다. 드라큘라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와 절규하는 노래가 무대를 가득 채우고, 회전무대가 좌우로 돌면서 보여주는 극적인 무대변화도 볼거리다. 그러나, 드라큘라의 사랑 이야기는 숙성되지 않은 듯하다. 비극적 종말로 여운을 남기면서 완성되지만, 미나를 향한 순수한 사랑과 영원한 생명이라는 헛된 욕망 사이에서 때로 방향을 잃는다. 예전에 죽은 부인과 같은 외모를 갖고 있어 미나와 사랑에 빠진다는 애초의 설정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공연 기간이 짧은데,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다음달 9일까지 이어진다. 아르(R)석 1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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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 사진 오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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