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02 19:54
수정 : 2016.03.0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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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엘리스를 찾아서>. 사진 두산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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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예술가들의 요람 역할
5편 제작비·발표장소 지원
요람, 그것은 요람이라는 말이 적당하다. 신진 공연예술가들에게 공연장을 열어주고, 넉넉하지 않지만 제작비의 일부도 지원하는 ‘두산 아트랩’ 이야기다. 두산아트센터는 올해도 서울 종로5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극장에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 쪽은 지난 2010년부터 아트랩이라는 이름으로 40살 이하의 신진 공연예술가들에게 발표장소와 무대장비(조명 등), 연습실, 제작비 등을 지원해 왔다. 넉넉한 지원은 아니지만, 이자람 이경성 양손프로젝트 등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올해 아트랩 공연은 예년과 비슷하게 목·금·토요일 3일씩 다섯 차례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희가 소리를 하고 이향하가 북채를 잡은 창작 판소리 <여보세요>(2.18~20)와 연극 <엘리스를 찾아서>(연출 황이선, 2.25~27)는 이미 관객들의 좋은 반응 속에서 공연을 마쳤다. 특히 판소리 <여보세요>는 대학을 휴학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잇는 여대생이 고시원에 살면서 느끼는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소설가 김애란의 단편 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을 원작으로 삼았는데, 요즘 20대 청년들이 겪는 출구없음이 솔직하면서 곡진하게 그려진다. 어설프게 위로하려 하지 않는 마지막 대목에서 울컥하는 관객도 있었다. 연극 <엘리스를 찾아서>는 재개발 열풍으로 폐허가 된 마을에 남아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집을 잃은 사람과 집을 얻은 사람(아파트 입주자)의 삶이 교차한다.
앞으로 무대에 올려질 다원예술 <디지털 네이션>(3.3~5)은 정동욱이 연출과 미술을 담당했는데,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의 소통 문제에 집중했다. 디지털 기술이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바꾸는지 묻는다고 한다.
신유청 연출의 연극 <소리의 위력>(3.10~12)은 라디오 드라마라는 매체를 통해 소리가 갖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1960년대 한 라디오 드라마의 녹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충돌과 갈등을 다뤘다. 마지막 다원예술 무대인 <몸으로 거론한다는 것>(3.17~19, 연출·미술 장현준)은 소리와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경험과 감각의 문제에 질문을 던진다.
이들 공연은 모두 무료로 선착순 마감이며, 공연시간은 시범작인 만큼 1시간 남짓으로 짧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더 다듬어 본공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02)708-5001.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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