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 프랜시스의 신작 <컬러 플로>(Color Flow·2016). 파도가 치는 인터넷 영상 프린트에 표백제를 뿌려 만든 ‘레디메이드’ 그림이다. 사진 노형석 기자
|
신고 프랜시스 ‘고요한 현존’ 개인전
표백제를 물감으로 쓴 작품 선봬
‘명상적 분위기’ 색채 추상화들도
군데군데 허옇게 얼룩져 흘러내리는 푸른 빛깔, 그래서 왠지 애잔해지는 바닷가 풍경. 일본계 미국 작가 신고 프랜시스(47)의 신작 <컬러 플로>(색채의 물결)는 표백제를 물감처럼 써서 그린 작품이다. 파도치는 광경이 깨어져 나타나는 인터넷 파도타기(서핑) 마니아 사이트의 방치된 동영상을 프린트해 화폭으로 삼고 그 위에 표백제를 뿌려 기묘한 도상을 만들어냈다. 온라인에 이미 만들어진 디지털 ‘레디메이드’ 이미지를 작가 특유의 회화적 기법으로 변형시킨 그림인 셈이다. 버려졌지만, 여전히 존재감이 있는 것들에 대한 애착과 색채에 대한 상상력이 어우러져 나온 작업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런 사연을 알고 작품을 바라보면, 기억 바깥으로 밀려난 것들에 대한 찡한 감정과 디지털 이미지의 진부함이 뒤섞이는 시각적 체험을 하게 된다.
|
신고 프랜시스의 색채추상화 연작 <주변을 넘어>(2016). 사진 노형석 기자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