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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9 16:58 수정 : 2005.11.10 15:18

뮤지컬 ‘겨울나그네’ 연습실

겨울 눈꽃처럼 때묻지 않은 감성의 뮤지컬 <겨울나그네>가 8년만에 다시 찾아온다.

지난 97년 예술의전당 창립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첫막을 올렸던 에이콤의 <겨울나그네>는 83년 최인호씨가 신문에 연재해 인기를 끌었던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무대화했던 작품이다. 특히 86년 곽지균 감독이 메거폰을 잡고 강석우 안성기 이미숙 이혜영 등 인기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로 만들어져 젊은 연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뮤지컬 속 연극 ‘극중극’ 구조
애니메이션과의 결합도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잘 발효된 음식 맛보세요”

12월1일부터 25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의 공연을 앞두고 서울 석촌호수 근처 에이콤 연습실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에이콤의 대표이자 뮤지컬 <명성황후>의 연출가 윤호진(57·단국대 예술조형대 교수)씨와 뮤지컬 스타 오만석(29)씨 등 주연 배우들을 만났다.

“8년 전에 비해 훨씬 업그레이드된 작품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원작 <겨울나그네>에 연극 <갈매기>의 구조를 덧붙여 극중극 형식으로 꾸며 작품의 구조가 크게 달라졌어요. 또 작곡가 김형석씨가 노래 10곡을 새로 만들어서 음악도 많이 보강되었고요. 무엇보다 연극적인 요소가 강조되었기 때문에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력과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무대효과 등으로 신선한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연출가 윤씨는 “2년간 준비작업 끝에 두 작품의 공통된 주제인 잃어버린 순수함과 아름다움의 갈망을 대치시켜 놓으니까 예술성과 깊이가 더 용해된 것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와 객석의 간격을 좁혀 각 캐릭터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일러스트 화가인 이소의 일러스트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기법을 야심적으로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1막 시작에서 민우가 자전거를 타고가다 다혜와 부딪히는 장면과 2막의 첫머리에서 막 교도소를 출감한 민우가 동두천의 야경을 배경으로 걸어가는 모습, 끝머리에서 죽은 민우가 자전거를 타고 동두천의 하늘로 힘차게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장면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장식해 뮤지컬과 타장르와의 효과적인 결합을 보여줄 예정이다.

<겨울나그네>는 의과대학 본과 3학년인 주인공 한민우가 대학 캠퍼스에서 불문과 3학년 정다혜와 우연히 만나 연극 <갈매기> 공연을 준비하면서 몰래 사랑의 감정을 키워가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의 급작스런 변화로 동두천의 보스로 변신하면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다는 줄거리이다.

윤씨는 “인스턴트식 사랑이 판을 치고 있는 이때에 옛날의 잃어버린 정서, 순수함이 더욱 그리워진다.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다”면서 “내년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우 역의 오만석씨는 “이 시대에는 모든 것이 빨라지고 있는데 예전의 느리기도 하면서 돌아갔던 시절의 풋풋한 사랑을 담은 작품인 것 같다”면서 “관객들에게 인스턴트 음식이 아니라 잘 발효된 음식을 맛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우라는 인물에 대해 “연극반 학생인 그와 극중에 선보이는 연극 <갈매기>의 뜨레플레프의 이미지가 일맥상통한 느낌이다. 사랑하면서도 쉽게 표현하지 못하고 항상 바라만 보는 순수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민우 역의 민영기(32)씨도 “‘잃어버린 순수를 찾는다’는 작품의 의도에 맞게 소중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깨끗한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순수한 대학생이 암흑가의 보스로 급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윤씨는 연극 <이>와 <갈매기>, 뮤지컬 <헤드윅>에서 탄탄한 연기세계를 다져온 오만석씨과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지킬앤하이드>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민영기씨에게 크게 기대를 걸고있는 눈치다.

뮤지컬 <그리스>에서 샌디 역으로 인기를 모았던 윤공주(24)씨와 <명성황후> <몽유도원도> 등 에이콤의 창작 뮤지컬에 참가했던 전소영씨도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다혜역을 거머쥐며 8년 전의 윤손하씨에 이어 제2의 ‘겨울나그네 표’ 스타를 꿈꾸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명성황후>과 <지킬앤하이드>, <사랑은 비를 타고>의 중견배우 서범석(35)씨와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틱틱붐>의 신인 이상현씨가 민우의 연극반 선배인 한현태 역으로 캐스팅되었다. 특히 뮤지컬 <명성황후>와 <돈키호테>의 주역 김성기씨와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 <하드락카페> 등에서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했던 김영주씨가 민우의 아버지와 로라 이모인 클럽 나이아가라의 여주인 역을 맡아 관심을 끈다. (02)575-6606.

글·사진/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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