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17 17:05
수정 : 2005.11.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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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가곡, 세계의 문 두드리다-여창가곡 전수 정마리씨 첫 독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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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가곡, 세계의 문 두드리다
우리 전통성악인 여창가곡 전수자(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정마리(31)씨는 국악뿐만 아니라 연극, 영화, 무용 등 다양한 공연예술 장르와 꾸준히 소통해온 젊은 여성 가객이다.
그가 18일 저녁 8시, 19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우리가 만난 적이 있던가요?’라는 이름으로 가곡의 월드뮤직 가능성을 실험하는 첫 독창회를 꾸민다. 느리면서 맑고 청아한 소리가 멋들어진 가곡은 시조시에 가락을 붙여 소규모의 우리 전통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성악곡이다. 고려 때부터 주로 사대부와 선비 등이 풍류와 인격수양을 위해 불렀는데 부르는 방법에 따라 여창, 남창, 남녀혼창 등으로 나뉜다.
그는 이 독창회에서 정가 특유의 맑고 청아한 창법으로 여창가곡 우조 두거 ‘공후인’, 계면조 중거 ‘빈 산에 잠든 달’ 등을 비롯해 14세기 스페인 민요를 재해석해 호평받은 ‘저녁, 사랑을 보다’, 윤이상의 가곡을 새롭게 해석한 ‘가야금과 목소리를 위한 가곡’과 ‘나뷔춤2’ 등 창작곡을 들려준다. 특히 고려 때 사라졌다가 최근 고악기연구회(대표 조석연)와 악기장 고수완씨가 복원한 공후(연주 조보연), 하프의 원형인 켈틱하프(이기화), 16세기 바로크 시대 피아노의 원조인 하프시코드(이민주) 등과 한국의 대표적인 현악기 12현 가야금(양미희)이 반주 악기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그는 “서양의 악기들이나 시대를 초월한 악기들과 함께 하는 이번 공연이 전통가곡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형식미를 해치는 한계를 가질 수 있지만 월드뮤직으로서의 가곡의 가능성과 21세기의 새로운 가곡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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