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14 22:59
수정 : 2005.12.15 14:17
파격적인 이미지 연극으로 주목받고 있는 연출가 양정웅(37)의 〈서울 착한 여자〉(극단 여행자)가 18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무대에 오른다.
원작은 브레히트의 〈사천의 착한 사람〉이다. 지난 2003년 12월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했던 작품을 다시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번 작품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게 양씨의 귀띔이다.
지난번 공연이 “드라마처럼 친절하게 만든 음악극”이었다면, 이번에는 실험적 이미지 연극에 가깝다. 이미지 연극은 줄거리를 따라가는 형식이 아니라, 분절된 장면들을 결합해 전체의 이미지를 각인하게끔 한다. 배우들은 사실적인 연기 대신, 독특한 화술과 무용의 몸짓을 하고, 줄거리는 많은 상징들로 채워진다. 관객의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대신 유머와 위트가 흐르는 분위기는 지난 공연을 잇고 있다.
“브레히트 원작에서 벗어나 우화적인 이야기를 펼쳐봤어요. 서사는 평면적으로 흐르지 않고, 분절적으로 구성돼 있죠. 이미지를 사용해 장면들을 압축하거나 설화 같은 내레이션으로 극의 내용을 은유하기도 하구요.”
또 다른 볼거리는 무대다. 서강대 메리홀의 1층 좌석을 없애고 1m20㎝ 높이의 무대를 쌓았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극단 여행자가 뭔가 다른 공간 실험을 한다’라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한여름 밤의 꿈〉 〈환〉 〈미실〉 〈연 카르마〉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배우 김은희가 주인공 순이 역을 맡았다. “연극은 다양한 언어, 형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적인 예술이어요. 끊임없는 변화와 시도로 새로운 기법을 찾아나가야죠.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하는 분들에게 의미있는 연극적 경험이 될 겁니다.” (02)3673-1390.
이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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