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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7 17:47 수정 : 2006.01.18 15:37

“저야말로 전문가입니다” 선임과정 잡음 정면 반박
극장운영 계획 즉석 연설…공연예술 도서관 포부도

“서울예술단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요? 저는 정반대라고 생각합니다. 공식적인 근거를 댈 수 있습니다. 왜 순수하지 못한 말이 날개를 달고 사실이 돼야 합니까?”

17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장에 나타난 신선희(61) 새 국립극장장의 얼굴은 붉게 상기돼 있었다. 그리고 각오한 듯, 극장장 선임 과정의 숱한 잡음과 개인적 비난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동생인 신기남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정치적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눈초리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인 셈이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자신이 몸 담았던 서울예술단의 예술적 성과를 깎아내리는 비판에 대해서는 준비한 자료까지 읽어가며 적극 해명했다.

“2005년 문화관광부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공연단체 중에서는 1등을 했어요. 지금 활동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들도 거의 다 서울예술단 출신입니다. 배우만이 아니라 작가와 작곡가들도 많이 키워냈어요.”

문화연대와 민예총의 극장장 선임 반대 성명을 비롯한 반발 움직임에 대해서는 “내가 수십년 동안 쌓아온 업적을 한꺼번에 허무는 명예훼손에 가까운 것”이라거나 “설득력 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전문성에 기반한 인사가 아니라는 게 비판의 내용이었는데, 저야말로 자격있는 전문가”라며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수십년간 쌓은 경험을 나이 들어서 행정으로 펼쳐보겠다고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고 덧붙였다.

극장 운영 계획을 밝힐 때는 밑에서 써준 원고 대신 직접 준비한 내용으로 즉석연설을 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상설 레퍼토리 공연을 발굴하고, 극장 자료실을 공연예술 전문 도서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가 그 뼈대다.

“400년이나 된 셰익스피어 작품이 지금까지 공연될 수 있었던 것은 상설공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역사가 얼마나 깁니까? 또 제가 어릴 때부터 봤던 국립극장 공연 중에도 훌륭한 것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게 다 잊혀졌어요. 상설공연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임자인 김명곤 전 극장장이 공무원 조직의 체질을 바꿔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놨다면, 신 극장장 자신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실크로드의 종착지에 위치한 까닭에 우리 문화는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으므로” 국립극장의 임무는 세계적 보편성을 갖는 전통 공연을 발굴하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공연예술 도서관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는 공연예술 도서관이 없는 유일한 나라”라며 “국립극장 자료실을 연구실이나 연구소로 확대해, 공연을 미디어콘텐츠로 바꿔 유통시키고, 옛 것을 복원하는 기능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국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창극단, 국립관현악단 등 4개 전속 단체의 예술감독은 공개토론을 통해 논의해 본 뒤 뽑겠다고 밝혔다. 국립극장은 이날부터 ‘국립극장 전속단체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포럼’을 나흘에 걸쳐 달오름극장에서 연다.

신 극장장은 “개인적으로 각 분야의 최고 인물을 모시고 싶다”며 “나이 든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것보다는 젊은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는 국립극장 56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극장장입니다. 남성 극장장이 서른 번 바뀌고 나서 여성인 제가 극장장이 됐습니다. 여러모로 어렵고 부담스럽지만 힘껏 일하고 봉사하고, 이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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