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SKT, 스마트폰 데이터 무제한·인터넷전화 허용
중복 할인안돼 편익 의문…경쟁사들 반격 채비
통신업체들이 그동안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던 ‘성역’을 앞다퉈 파괴하고 있다. 케이티(KT)가 가구 단위 통합 정액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이동전화 기본료를 폐지한데 이어,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이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통신업체끼리 경쟁 수단이 단말기 보조금 중심에서 요금 인하 및 신규 서비스로 본격 전환되는 모습이다.
정만원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은 14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월 5만5000원 이상 정액요금제에 가입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 한해 모바일 인터넷전화 이용을 허용하고 데이터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인터넷전화의 경우 월 정액요금에 따라 5만5000원짜리 요금제 가입자는 월 1000분, 6만5000원짜리는 1500분, 9만5000원짜리는 3500분까지 허용된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동통신을 이용하는 가족 수가 2명인 경우에는 집전화 기본료와 200분 분량의 통화료, 3명일 때는 초고속인터넷 이용료, 5명은 초고속인터넷·인터넷텔레비전(IPTV) 이용료와 집전화 기본료 및 200분 분량의 통화료를 면제해주는 ‘가족형 결합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배준동 에스케이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이동통신 회사의 강점을 살려, 유선통신을 이동통신의 부가서비스처럼 쓸 수 있게 만든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그는“모바일 인터넷전화는 국내 통화료 절감이 아니라, 국제전화 요금을 줄여주고 원격진료와 게임 같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확산시키는 용도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번 새 요금제를 ‘무선인터넷 전략의 완성판’으로 규정했다. 정 사장은“모바일 인터넷전화 이용 허용은 데이터통화 중심의 4세대 이동통신 등장에 대비해 먼저 치고 나가는 것이고, 데이터통화 무제한 이용 허용은 데이터통화량 폭주에 대한 대비태세를 갖췄다는 뜻”이라며 “모두 방송통신위원회 인가 및 신고 절차를 마치는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새 요금제 시행에 맞춰 연말까지 3세대 이동통신망의 데이터통신 속도를 높이고, 4세대 통신망인 ‘엘티이(LTE)’ 도 애초 일정보다 앞당겨 2011년까지로 구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적용 대상을 고액 정액요금제 가입자로 제한하고, 하루 데이터통화량이 70메가바이트를 넘는 이용자에 대해서는 통신망에 과부하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이용 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당장 이용자들에게 주는 실제 편익은 에스케이텔레콤이 내세우는 것과 차이가 클 수 있다. 예컨대 월 5만5000원짜리 스마트폰용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면 700메가바이트 분량의 데이터통화와 300분 분량의 통화시간이 기본으로 주어지는데, 대부분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주어진 것도 다 못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부 다량 이용자는 통신망 과부하를 이유로 무제한 이용이 막힐 수 있다.
|
가족 단위 유·무선 통합 요금제 비교
|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