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7.28 20:26
수정 : 2010.07.28 20:26
대우조선 ‘준 크루즈선’ 수주
‘바다 위 호텔’인 크루즈선 건조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오랜 꿈이었다. 1척당 가격이 1조원 이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지만, 그동안 유럽 업체들이 건조를 독점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그 꿈이 점차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8일 튀니지 국영선사인 코투나브로부터 5만6000t급 호화 페리선 1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길이 210m, 폭 30m의 이 선박은 현재 운항중인 페리선을 포함해 가장 큰 규모로, 승객 3200명과 승무원 285명, 자동차 1060대를 실을 수 있다. 쇼핑센터, 레스토랑, 유아 놀이시설, 수영장, 나이트클럽 등이 설치되는 만큼 여객선이지만 크루즈선에 준한다는 게 대우조선해양의 설명이다. 코투나브는 비수기엔 크루즈선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남상태 사장은 이날 “지금까지 10척의 여객선을 수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크루즈선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그리스 선사와 크루즈선 수주 협상을 진행중이다.
삼성중공업도 앞서 지난해 말 미국 선사와 10만t급 ‘아파트형’ 크루즈선 건조의향서(LOI)를 맺고, 국내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크루즈선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금융위기 여파로 선사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올 상반기로 예정됐던 본계약 체결은 다소 늦어지고 있다. 에스티엑스(STX)그룹은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업체인 아커야즈를 인수해, 크루즈선 건조 기술력을 확보해둔 상태다.
국내 업체들의 도전이 성공하기 위해선 침체돼있는 크루즈선 발주 경기가 언제 살아나느냐가 관건이다. 앞으로 내부 인테리어 제작 노하우를 쌓고 시공을 맡을 국내 기자재업체를 육성하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다. 유럽 기자재 대부분을 수입해와서는 수익성을 높이기 어려운 탓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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