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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24 18:40 수정 : 2006.04.24 18:40

판매율 30%서 5%대로 뚝 떨어져
마티즈 단일기종이라 선택 폭 좁아
파격적 세금 혜택 등 정책지원 절실

‘한국은 경차 안타는 이상한 나라?’

한때 30% 가까운 판매율을 자랑하며 서민들에게 사랑받았던 경차가 수렁에 빠졌다. 소비자들이 갈수록 큰 차를 선호하며 올들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기록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유일한 경차인 마티즈를 생산하는 지엠대우는 “정부가 경차에 보다 파격적인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못지않게 다양한 모델 출시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통계는 경차의 몰락을 뚜렷히 보여준다. 올해 1분기 내수용으로 팔린 경차는 모두 962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888대)보다 11.6%나 줄어들었다. 반면 전반적인 자동차 내수는 11.6%, 소형차 시장은 23.3%나 늘어났다. 경차의 주 고객층인 젊은 여성들과 ‘세컨드 카’ 구매 가정들이 소형차 시장으로 급속히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를 무색케하는 경차의 고전은 한국적인 현상이다. 일본경차연합회는 지난달 경차 27만7천대가 팔려 1년 전(13만9900대)전에 견줘 두개 가까이 늘어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한국(800㏄)보다 작은 660㏄ 이하 차량을 경차로 규정하는 일본의 경차 점유율은 지난해 28%였다. 프랑스의 경차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은 39%다.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경차가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로 ‘선택의 부재’를 든다. 자동차 업체들이 큰 차 위주로 라인업을 구축하다 보니 20여종 모델이 경쟁하는 일본과 달리 마티즈 단일기종으로 버티는 상황이 온 것이다. 현대의 아토즈는 2002년, 기아의 비스토는 2004년 단종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도 ‘특정 업체를 도와준다’는 오해에 휘말릴까봐 경차 혜택을 늘리는 데 소극적이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경차에 대한 취득세·등록세 부활을 검토하다 업계 반발 때문에 현행 제도 유지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엠대우 이강수 부장은 “한국에서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마티즈가 대형 레저용차량보다 많은 자동차세를 냈지만,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경차의 번호판을 노란색으로 구별해 파격적인 세금 혜택을 줘 왔다”고 지적했다.

가격은 높지만 경차 못지않는 연비를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도전도 만만찮다. 그동안 동사무소 등에서 낮은 유지비로 애용했던 경차 수요가 2004년부터 하이브리드 쪽으로 빠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418대를 포함해 2008년까지 관공서에 하이브리드 자동차 417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급격이 줄어드는 경차 수요에 전문가들은 좀더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마티즈 온라인' 등에서 활동하는 경차 애호가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는 외국의 경차 활성화 정책으로는 △보유세 대폭 인하 △인도 가장자리에 ‘개구리 주차’ 허용 △경차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선 이용 등이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의 강동윤 실장은 “정부가 2008년 실시 예정인 경차 혜택 1000㏄급 확대를 조기에 추진해야 한다”며 “자동차 제조사들도 지금처럼 큰 차 위주로 모델을 출시한다면 소형차 시장을 외국 업체들에게 뺏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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