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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열면 도움된다?-연료소모 차이 거의 없어
시동전 켜면 더 시원?-응축기와 부품 부하 걸려
자동차 기름절약 오해와 진실
“주행중에 에어컨을 켜고 달릴까? 아니면 창문을 열까?”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넘쳐나는 절약 정보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에게 알려진 절약법들 중에는 꼭 기억해야 할 알짜 정보도 있지만 잘못된 오해와 편견으로 쓸모없는 정보도 많다.
에어컨의 계절, 일반적인 짠돌이들은 자동차 에어컨을 켤 때 조심스레 1단부터 시작한다. 어느 정도 찬 기운이 돌면 2~3단으로 올린다. 기름값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하지만 에어컨만큼은 좀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다. 가정용 에어컨이나 자동차 에어컨이나 “원하는 온도에 빨리 도달할수록 에너지는 더 절약된다”고 산업기술시험연구원 최준영 박사는 말한다. “아낀다고 살살 틀지 말고 급냉으로 틀면 10~15% 정도 에너지를 더 절감할 수 있고, 특히 가정에선 선풍기를 같이 틀면 더 좋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과감하게 4단부터 틀고, 냉기가 돌면 1단으로 줄이는 것이 오히려 연료 절감에 도움된다.
에어컨 대신 자동차 창문을 여는 것도 운전자들이 애용하는 방법이지만 사실은 별 효과가 없다. 배기량 2000㏄ 차량을 문을 열고 시속 80㎞로 달리면 공기저항 등으로 인해 연료가 4~5% 정도 더 든다. 창문을 닫고 에어컨 1~2단을 켜면 연료가 6% 정도 더 소모된다. 실제 기름 절약 효과는 거의 없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에어컨을 적당히 틀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운전을 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충고한다.
신호대기 중에 자동변속기 기어를 중립으로 뒀다가 다시 주행으로 옮기면 기름이 절약된다는 데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자동차성능연구소 남궁석완 책임연구원은 “단순 비교하면 중립일 때 적게 드는 게 맞다. 1분당 1㏄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의 주장은 다르다. 한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중립에서 1단으로 전환하면 연료 소모가 많고 엔진에도 무리가 간다”고 주장했다.
기억해 두면 알찬 정보가 되는 것들도 있다. 우선 자동차 안이 덥다고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안된다. 에어컨은 시동을 건 다음 작동시키는 게 좋다. 에어컨을 켜고 시동을 걸면 에어컨 컴프레셔(압축기)와 주변 부품에 부하가 걸려 모터와 배터리가 고장날 수 있다.
자동차 에어컨 가스도 적당히 채우는 것이 좋다. 양이 부족하면 냉각 효과가 떨어지지만 너무 많아도 압축이 잘 안돼 엔진과 컴프레셔에 부담을 주고 효율이 떨어진다. 제원표에 나와있는 만큼 유지하면 된다. 에어컨 콘덴서(응축기)와 필터를 미리 점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차할 때 본넷을 열고 콘덴서에 붙어있는 먼지나 이물질만 제거해도 10% 정도 냉각 효과가 좋아진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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