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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06 19:51 수정 : 2006.06.06 19:51

7일로 정몽구 회장 구속 40일째를 맞는 현대·기아차그룹이 경영위기 장기화를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실적이 둔화하는데다 주요 사업현안들에 대한 의사결정이 미뤄지면서 그룹 내부는 ‘자칫 헤어나기 힘든 위기의 늪에 빠지지 않겠느냐’는 걱정에 휩싸여 있다.

경영 차질은 내수판매 실적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현대차의 지난 5월 내수시장 점유율은 47.2%로 올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3개월 연속 내수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올들어 5월 말까지 누계 시장점유율마저 49.5%로 주저앉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정 회장 구속 이후 현장 영업조직의 동요로 판매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2년 동안 유지해온 50% 이상의 내수점유율을 올해는 지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판매둔화는 외국 주요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에서는 쏘나타 등 주력 차종에 대한 대폭 할인판매로 그럭저럭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주요시장에선 경쟁업체에 계속 밀리는 양상이다. 지난 2월까지 1위를 달렸던 러시아에서는 3월에 포드에 밀려 2위, 4월에는 다시 도요타의 추격으로 3위까지 밀려났다. 인도와 중국시장에서도 4월 이후 각각 2~4단계씩 판매 순위가 떨어졌다. 세계 주요시장의 판매경쟁에서 밀리는 이유는,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의 약화 탓도 있지만 경쟁업체들의 네거티브마케팅 영향이 큰 것으로 현대차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당장의 판매부진 못지 않게 세계시장에서 브랜드가치를 높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도 크게 안타까워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6년 독일월드컵의 자동차부문 독점후원사로서, 정 회장이 구속되지 않았더라면 이번 월드컵대회기간에 유럽 자동차시장의 중심에서 주요 그룹경영진들이 모두 나서 대대적인 마케팅활동을 펼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 회장의 불참으로 자체 행사의 축소 개최는 물론, 국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서도 공식후원사로서 대접을 받기 어렵게 됐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정 회장의 구속 이후 계열사별 대표들이 독립적으로 경영을 책임지는 체제로 전환했다. 각 계열사별로 보면 일상적인 생산이나 영업활동에 큰 차질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대규모 국외투자라든지 신차 개발 같이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온 사업현안들이 전면 보류된 상태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신차 개발만 하더라도 처음 기획에서부터 연구개발, 생산설계, 생산 및 판매 등 각 단계마다 회장이 직접 계열사 주요 임원들을 모아놓고 품질평가회의를 하면서 하나하나 진행해 나갔다”면서 “굵직굵직한 사업 현안들이 풀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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