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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26 21:18 수정 : 2006.10.27 01:36

국내 승용차 판매구조 변화

98년 4.3%서 올해 30% 넘어…“소형차 세제혜택 늘려야”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승용차에서 10대 가운데 3대는 배기량 20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차 판매비중은 지난 8년 사이에 6배 가까이 증가해, 독일이나 일본 등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산업연구원이 26일 내놓은 ‘국내 승용차 소비구조와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대형 승용차 판매비중은 1998년 4.3%에 불과했으나 2002년 14.0%, 올해에는 7월 말 현재까지 24.3%로 증가했다. 여기에 사실상 승용차로 쓰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까지 포함하면 대형차 비중은 30.5%까지 올라간다.

소비자들의 대형차 선호는 미국을 제외할 경우 한국에서만 두드러진다. 독일의 대형차 비중은 21.1%, 일본은 20.5%에 불과하고,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10%대 머물고 있다. 반면 한국의 1500㏄ 이하 경·소형 승용차 소비비중은 11.5%로, 일본(61.2), 이탈리아(55.3%), 영국(52.1%)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내수시장의 대형화 요인으로 △외환위기 이후 소득 양극화 △소형차 세금혜택 축소 △업체들의 신차개발 소홀과 가격정책 등을 꼽는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일본에서는 경차 번호판을 별도로 둬 세금과 주차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주고, 이탈리아에서도 90년대 초반까지 첫 차량구매자는 경차를 사도록 강제하는 정책 등이 있었지만 한국은 거꾸로 소형차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를 과시수단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대형차 판매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마티즈 이후 현대차의 아토즈와 기아 비스토 등이 출시됐지만 소비자들이 외면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공업협회 최근 조사에서 ‘승용차를 보면 그 사람의 지위를 알수 있다’는 질문에 소비자의 45.3%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품질 및 가격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려면 경쟁력있는 경·소형차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같은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도 경·소형 자동차를 만들며 습득한 가격 절감 노하우로 고급승용차 분야까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위원은 “한번 큰 차를 탄 사람이 자동차 크기를 줄이기란 극도로 어려운만큼 파격적인 세금 혜택과 엘피지 연료 소형차 허용 등 정부의 과감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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