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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수입차 등록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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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5사 감산량 8만여대 이를듯
수입차 11월 판매 작년보다 44%↓
부품업체 등은 본격 구조조정 불가피
국내 자동차시장이 판매와 생산 모든 면에서 얼어붙는 속도에 가속이 붙고 있다. 3일 발표된 수입차의 11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5개사의 내수 판매 감소폭(30%)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다. 생산도 크게 줄어들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의 12월 한달 감산량은 최대 8만2천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11월 수입차 판매량이 모두 2948대로 10월 4273대보다는 31% 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판매대수로는 2006년 2월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며, 11월 기준으로는 2004년 2017대 이후 4년 만에 최저다. 10월에 늦깎이로 한국시장에 진입했던 미쓰비시는 단 7대만 판매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달 한국에 진출한 닛산은 모두 112대를 판매해 겨우 체면을 유지했다.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할부와 리스 판매 비중이 높은 수입차 시장은 캐피탈 및 리스사의 자금경색이 지속돼 전월 및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생산도 이달에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5사가 밝힌 이달 감산계획을 보면 전체 감산량은 최저 7만대, 많을 경우 8만2천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생산이 정상적이었던 지난 10월 국내 전체 차량 생산량은 40만대 수준이다. 한달에 8만대가 생산된다고 가정하면 전체의 20%나 생산이 줄어드는 셈이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차가 울산공장 등의 잔업, 특근 중단으로 2만9천대 가량을 감산하고 기아차도 소하리공장(카니발) 등 스포츠실용차(SUV) 공장을 중심으로 5천~1만대 정도 감산할 예정이다.
지엠대우는 부평2공장의 완전 휴업과 그 외 공장의 22일부터 8일간의 휴업으로 3만5천대 정도를 감산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노조와 17~31일 창원 엔진 공장과 평택 완성차 공장 가동 중단을 협의중이며 확정되면 4천대 정도를 감산한다. 르노삼성은 24~31일 부산 공장 휴업을 확정지었으며 이로써 4천대 정도를 감산하게 된다.
해외 생산도 축소돼 기아차는 이미 11월 말부터 중국,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감산에 들어갔다. 현대차도 이미 앨러배마 공장 등에서 감산을 시작했다.
감산 확대는 특히 협력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부품업체 270여곳으로 구성된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완성차 업체의 감산에 맞춰 잔업·특근 중단, 연월차 휴가 사용 등으로 생산량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회사는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며 상당수 조합원사들도 조만간 인원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자동차조합 관계자는 전했다.
전체 수주물량에서 70% 가량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가 특근과 잔업 중단 등으로 실질적인 감산에 들어가기로 해 피해가 더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조합 관계자는 “내년 1분기 가동률이 현재보다 3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조합원사들이 자구노력에 들어갔다”며 “현대·기아차가 본격 감산에 들어가면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협력업체인 주물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더 나빠 납품단가의 인하 요구에까지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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