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3.04 20:46
수정 : 2009.03.0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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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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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차 돋보기] 폴크스바겐 CC
우선 이 차의 이상한 이름에 얽힌 사연부터 풀어야겠다. ‘CC’는 ‘콤포트 쿠페’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쿠페(흔히 말하는 스포츠카)이지만 뒷문이 있고 세단 같은 승차감을 갖췄다는 뜻이다. 그런데 폴크스바겐은 원래 차량의 이름을 따로 붙이는 회사다. 파사트(무역풍), 골프, 티구안(타이거+이구아나)처럼 독립된 이름을 붙인다. 메르세데스-벤츠처럼 C, E 같이 클래스 이름 뒤에 배기량을 붙여서 이름을 붙이는 곳도 아니고, 베엠베(BMW)처럼 3, 5 등 숫자 뒤에 배기량을 붙여서 이름을 만드는 회사도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웬 ‘CC’? 사실 이 차의 원래 이름은 ‘파사트CC’다. 독일에 가서 보면 이 차 뒤에는 CC도 없이 ‘파사트’(PASSAT) 로고만 붙어있다.
하지만 이 차는 파사트에 비해 한단계 높은 수준의 차다. 배기량과 성능, 가격에서 모두 그렇다. 하지만 국내에서 ‘파사트CC’로 팔면 파사트 후속모델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 고심 끝에 나온 이름이 바로 ‘CC’다.
사실 4도어 쿠페는 요즘 유행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벤츠가 CLS 클래스로 이 분야를 개척한 뒤 재규어 XF, 포르셰 파나메라 등이 잇달아 세단형 쿠페를 표방하며 출시됐다. 특히 CC의 존재는 CLS를 벤치마킹한 것처럼 보인다. CLS가 E클래스와 S클래스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있다면 CC는 중형차 파사트와 초대형차 페이튼 사이를 메워주는 차다.
우선 쿠페를 표방하는 차답게 유려한 곡선형의 디자인이 눈에 띈다. C필러(뒷좌석의 뒷기둥, 차체 위로 솟아 좌석 윗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세 기둥을 앞에서부터 A, B, C필러라고 부른다)가 낮고 부드럽게 떨어지는 것이 쿠페답다. 그렇다고 뒷좌석이 그리 답답한 것도 아니다.
달리기 성능도 쿠페라고 이름붙여도 될 만큼 뛰어났다.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2.0 TDI 모델이었는데 보통 디젤엔진이 토크(바퀴를 돌리는 힘)는 좋지만 순간가속력은 떨어진다는 선입견을 깰 만큼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잠깐 동안 고속도로에서 급차선 변경을 하며 급가속과 감속을 계속 하며 달렸는데 디젤엔진이라서 가속력이 부족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서스펜션 느낌은 기본적으로 독일차의 단단한 느낌이고 표준, 스포츠, 컴포트 세가지 모드 중에서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타이어에 펑크가 났을 때 안에 있는 펑크 방지 물질이 흘러나와 구멍을 메워줘 자동 복구해주는 ‘모빌리티 타이어’ 기술이 특히 눈에 띈다. 운전이 서툰 사람도 일자주차를 쉽게 할 수 있는 ‘파크 어시스트’ 기능도 채택됐다. 디젤인 2.0 TDI 모델과 2.0 TSI 가솔린 모델은 5040만원, 6기통 3.6 4모션 모델은 6410만원이다. 주력인 TDI 모델은 연비가 16.2㎞/ℓ의 1등급이다.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성능과 디자인, 편의사양, 그리고 경제성을 갖춘 모델을 다른 데서 찾아라? 아마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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