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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거품 뺀 수입차 ‘파상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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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차 수백만원 인하
세단 점유율 20% 넘어
스즈키·피아트·둥펑 등
소형승용·트럭 진출 채비
올해 상반기 월별 최대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우며 국산차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수입차가 하반기에는 도입 브랜드 확대 등으로 파상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베엠베(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급 브랜드 위주로만 성장하던 수입차 시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대중브랜드의 소형차들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이 뿌리부터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 고급 수입차 공세, 고민에 빠진 현대차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입차 업체들은 새로 출시하는 차들의 가격을 인하하며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이(E)클래스의 가격을 구형모델 대비 500만원 가까이 내렸고(E300 엘레강스 6970만원) 베엠베(BMW)도 신형 5시리즈를 구형보다 100만원 가까이 인하(528i 6790만원)했다. 닛산도 인피니티의 세단 엠(M) 신형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270만~500만원 내렸다. 포드 토러스 또한 신기술을 대거 적용하고도 가격을 약간 내려(3.5 4400만원) 국산차의 입지를 좁혔다. 직격탄을 맞은 것은 현대차의 고급차인 제네시스와 에쿠스다. 이들 모델은 월별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0대 이상 줄었다. 올해 상반기 월 평균 판매량은 제네시스가 2200대, 에쿠스가 1400대 수준이다.
반면 수입차는 올해 3월 이후부터 4달째 월 평균 7000대를 돌파하며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다실적(7629대)을 기록한 6월의 판매량을 보면 메르세데스-벤츠가 1685대, 베엠베 1523대 등의 순으로 가격인하를 주도한 업체들의 실적이 좋다. 이 클래스나 5시리즈는 주문이 밀려 몇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수입차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4만1947대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4.5% 늘어났다.
현대차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달 제네시스 2011년형을 내놓으면서 주력모델인 비에이치(BH)330 브이아이피(VIP) 팩의 일부 사양을 빼고 가격을 500만원 내린 것은 현대차의 위기감을 잘 보여준다. 무디스는 1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수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꾸준히 평균 판매단가를 올려온 현대차가 수입차 판매 확대에 위협받고 있다”며 “국내에서 대부분의 이익창출을 의존하고 있는 현대차가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는 대형 세단에서 수입차에 시장점유율을 상당히 뺐긴 탓”이라고 밝혔다. 수입차의 대형 세단 점유율은 대수 기준으로 이미 20%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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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수입차 점유율 추이·판매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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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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