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차판매 전년대비 47% 급증
내수시장에서 대형 승용차에 대한 선호도가 갈 수록 높아지면서 작년에 국내에서 팔린 승용차 5대중 1대 이상은 대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에 현대.기아.GM대우.쌍용.르노삼성 등 완성차 5사가 판매한 승용차(RV 제외)는 총 62만1천950대로 전년(51만4천485대)에 비해 20.9% 증가했다. 이중 대형차(그랜저,에쿠스,SM7,오피러스,체어맨,스테이츠맨 등)는 총 13만9천550대로, 전년 대비 47.5%나 급증했으며 전체 승용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2.4%에 달했다. 대형차 비중은 2002년 15.9%, 2003년 18.1%, 2004년 18.4% 등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작년에 큰 폭으로 뛰었다. 중형차는 작년에 22만6천9대가 팔려 전년대비 15.3% 증가했으며, 소형차는 전년보다 18.5% 많은 20만9천717대가 판매됐다. 전체 판매 승용차 가운데 중형차와 소형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36.4%, 33.7%로, 둘 다 전년보다 1-2%포인트 정도 낮아졌다. 아토즈와 비스토의 단종으로 마티즈만이 버티고 있는 경형차는 4만6천674대가 판매돼 전년(4만6천735대)과 비슷했지만 비중은 9.1%에서 7.5%로 감소했다. 지난해 대형 승용차의 약진은 우선 그동안 대형차를 생산하지 않던 르노삼성이 2004년 12월 SM7을 내놓고 GM대우도 지난해 6월부터 스테이츠맨을 수입 판매하면서 선택 차종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SM7은 작년 한해동안 2만5천675대가 팔려 현대 그랜저에 이어 대형차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전했다. 작년 5월 출시된 신형 그랜저의 활약도 눈부시다. 그랜저는 작년 8월 국산 대형차 가운데 처음으로 전체 모델중에서 월별 판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12월에는 1만248대가 팔려 1986년 `그랜저'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래 처음으로 월간 판매실적 1만대를 돌파했다. 대형차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소득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반증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득 양극화로 소형차 판매는 갈수록 위축되는 반면 대형차 판매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차는 크고 봐야한다'는 그릇된 인식도 자동차 대형화 추세에 한 몫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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