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현대ㆍ기아차 활약상 보도
세계 최대의 미국 시장을 겨냥한 한국과 일본, 미 자동차 메이커들의 경쟁이 신년 벽두부터 뜨겁다. 지난 2005년 짭짤한 수익을 올린 일본과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새해 미 현지공장 증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지난해 부도설이 나돌았던 미 자동차 회사들도 전열을 정비, 맹렬한 추격전을 벌일 태세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 한미일 3국의 자동차 수출업체들이 새해를 맞아 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진 치열한 경쟁 실태를 상세히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업체들의 활약상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지난해 아시아 브랜드들이 미국 신형 승용차와 트럭 시장의 36.5%를 휩쓸었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의 혼다와 한국의 기아차 등 아시아 자동차 메이커들이 북미 현지공장을 건설하거나 증설하는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아시아 업체들 중 미국 시장에서 가장 먼저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일본 혼다의 경우 최근 소비자들의 점증하는 수요를 감안, 6번째 북미 자동차 조립공장을 증설하거나 기존 공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혼다는 지난 한해 미국 시장에서 총 146만대를 판매, 지난 1982년 미 시장 진출 이후 최대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미 소비자들의 호평에 힘입어 모두 151만대를 판매, 4%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혼다 북미공장의 곤도 고이치 사장은 전날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자동차쇼에 참석, "미 오하이오와 앨라배마주, 캐나다 현지공장을 증설할 가능성이 있으며 올해 중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미국내 경쟁업체인 도요타도 총 6억5천만달러를 투자한 북미 6번째 공장인 샌 안토니오의 픽업트럭 공장을 올해 본격 가동하며 9월에는 온타리오 우드스톡에 7번째 공장을 착공한다. 이와함께 블룸버그는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활약상도 비교적 무게있게 소개했다. 이 통신은 "한국의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10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계열사인 기아자동차는 미 현지공장 증설을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총 73만863대를 판매, 2004년의 68만8천670대 에 비해 6.1%나 증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는 총 45만5천12대를 팔아 2004년(41만8천615대)보다 8.7% 증가해 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아차도 2005년 미국에서 27만5천851대를 판매, 2004년(27만55대)보다 판매량을 2.1% 늘렸다. 미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집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미국내 자동차 총 판매대수는 GM 445만4천385대, 포드 315만3천781대, 다임러크라이슬러 252만9천254대, 도요타 226만296대, 혼다 146만2천472대, 닛산 107만6천669대에 이어 7위를 차지하는 등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맞서 지난해 부도설에 시달렸던 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 3'도 새해들어 강도높은 판촉전을 구사하는 등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던 GM과 포드차는 강도높은 구조조정 노력을 발판으로각각 신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 모델들을 출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고. 실제 두 회사의 지난달 전세계 자동차 판매고는 각각 8.6%, 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세 업체는 새해부터 각기의 특장을 살리고 기술력을 집중시키는 이른바 '차별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SUV 판매에 비중을 두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포드는 SUV에서 탈피, SUV와 세단의 편의성을 혼합한 이른바 크로스오버(CUV)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다임러는 주로 일본 메이커들이 장악해온 소형차 부문의 '틈새'를 파고드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날로 치열해지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3국 자동차 업체들의 생존경쟁이 새해들어 그야말로 불을 뿜을 전망이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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