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 주방은 집안의 특정한 공간이 아니라 집안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이라는 게 GE의 예측이다. /GE 가전 제공
|
스마트 냉장고와 만능 수도꼭지, 접시제조기
미 GE 가전, 2025년 주방 콘셉트 디자인 공개
고령화, 주택 소형화, 신선식품 수요증가 반영
▶곽노필의 미래창
저장 식품을 점검해 뭐가 부족한지 스스로 판별하는 스마트 냉장고, 박테리아와 유해물질을 감별해내는 수도꼭지, 주방에서 직접 만드는 3D 프린팅 접시….
세계 최대의 미국 전자기기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예측하는 2025년 주방의 주요 모습이다.
보통 기업에 속한 디자이너들의 제품 개발 주기는 2~3년이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디자이너들이 작업하는 것은 2015~2016년쯤 발매되는 것들이다.
GE 가전부문이 이런 사이클을 훌쩍 뛰어넘어 2025년으로 달려갔다. 몇달 전 미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있는 가전부문 본부로 디자이너들을 초청해 GE가 2025년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주방 제품들을 구상해줄 것을 부탁한 것이다. GE는 제품 구상의 기본 전제로 기술 발전의 흐름과 함께 인구 고령화, 대형주택 수요 감소, 신선식품 수요 증대 등 문화적, 인구학적 변화를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홈 챌린지 2025’라는 이름의 GE 미션을 부여받은 4개의 디자인팀들이 내놓은 미래의 주방은 7월부터 8월말까지 루이스빌에 있는 크레스맨센터에서 일반에 공개됐다. 10여년 후를 내다본 것이므로, 구체적인 제품 디자인 자체보다 제품 콘셉트에 초점을 맞춘 것들이다.
가전부문 디자인담당 이사인 루 렌지는 “미래 주방 제품의 주요 고객 유형으로 빈집지기(empty nester, 자식들이 떠나고 난 빈 집을 지키는 노부부, ), 기술에 정통한(tech-savvy) 젊은 부부, 노부모를 돌보는 가정, 신흥 도시에 거주하는 젊은이들 등의 몇가지 시나리오를 디자이너들에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 발전…주방은 특정 공간 아닌 가정 시스템 일부
렌지는 “그 결과 지금처럼 특정 공간에 있는 장소라는 의미의 주방은 사라지고 주방은 시스템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미래학자들이 ‘사물인터넷’(관련기사:2020년 사물인터넷 500억개 돌파, http://plug.hani.co.kr/futures/1411721)이라 부르는 것이다.
몇몇 비평가들은 와이파이(Wi-Fi)를 장착한 토스터기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만, GE의 프로젝트는 우리가 ‘연결된’ 주방 시스템을 왜 갖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몇가지 답을 내놓는다.
예컨대 앞으로 가구원 감소에 따라 집 크기가 줄어들 것이므로,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는 제품을 쓰면 작아진 주거 공간을 좀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재고를 조사하고, 곧 상할 수도 있는 재료들에 기반한 레시피를 제안하거나 쇼핑 목록을 식품 배달 주문을 넣는 시스템의 일부로 냉장고를 사용할 수 있다.
렌지 이사는 “냉장고가 스스로 재고품을 점검해 지역 식품가게와 배달망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은 즉시 이뤄지고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사람이 없더라도 집으로 직접 배달된다. 세제는 싱크대에서 직접 만들고, 수도꼭지의 센서는 유해한 박테리아나 화학물질을 감지해낸다.
미래 주방의 또 다른 혁신은 지속가능성이다. 생활 하수를 식기세척에서 가정 원예에 이르기까지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GE의 상상은 앞으로 12년 후 실제로 얼마나 많이 구현될까. 렌지 이사는 이런 질문에 대해 이렇게 반문했다. “2001년 우리는 IT 전문잡지 <와이어드>와 미래주방 프로젝트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우리가 내린 결론의 핵심은 ‘연결성’이었다. 지금 우리는 연결 시스템을 갖춘 제품들을 보고 있지 않는가.”
60년대의 미래 주방 예측, 접시제조기 빼곤 모두 실현
덧붙여 그는 1960년대에 시행했던 GE의 비슷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그와 같은 보직을 맡았던 아더 베크바 이사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베크바가 미래의 주방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거기엔 전자레인지, 냉동고, 제빙기와 자동 플라스틱 접시제조기 등이 있었다. 이 가운데 앞의 세 가지는 지금 주방의 표준이 됐다. 플라스틱 접시제조기만이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 GE 디자이너들은 이제 3D프린터 기술 덕에 2025년에는 집에서 필요한 접시를 직접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지난해 일렉트로룩스 디자인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문없는 냉장고‘. 캔을 냉장고 안으로 눌러 넣으면 된다. /허핑턴포스트 제공
|
|
미래엔 통합 인덕션 요리판이 등장할 것이다. 인덕션 상판의 모듈로 철판,그릴, 냄비, 찜 등의 요리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GE 가전 제공
|
|
탄산수, 얼음 등을 만들어내는 수도꼭지. /GE 가전 제공
|
|
창에 장착하는 바베큐 장치. /GE 가전 제공
|
|
음식물 처리기는 곧바로 퇴비를 만들어낸다. /GE 가전 제공
|
|
생체 신호를 읽어주는 약장. /GE 가전 제공
|
|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나이트스탠드. /GE 가전 제공
|
|
주방의 3D프린터는 필요한 접시나 간단한 개 기호품을 즉석에서 만들어 줄 것이다. /GE 가전 제공
|
|
미래의 세탁기는 세탁을 마친 뒤 제 스스로 알아서 옷을 가방에 넣기 좋게 개 놓을 것이다. /GE 가전 제공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