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8.03 20:19
수정 : 2014.08.0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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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직접 만들어 먹는 제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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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기 등 작년보다 2배이상 팔려
솜사탕·슬러시·구운도넛 등 다양
돈 아끼고 첨가제 안넣고 만들어
회사원 정아무개(27)씨는 웬만한 여름간식은 직접 만들어 먹는다. 가장 즐겨 만드는 것은 팥빙수다. 가정용 빙수기를 이용해 얼음을 갈아 일주일에 1~2번씩 빙수를 만든다. 얼음은 집에서 얼리고 팥과 우유만 사서 끼얹어 먹는다. 시판하는 빙수용 팥 한 통이면 한 계절은 쓸 수 있어 간식값을 절약할 수 있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떡·젤리류 없이 취향대로 만들 수 있어 더 만족스럽다. 직접 씻어 사용하니 위생적으로도 안심이 됐다. 정씨는 이밖에도 최근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보고 ‘얼음틀 사이다젤리’도 만들어 먹고 있다. 냉장고에 있는 사각 얼음틀에 젤리와 사이다를 넣고 얼린 것인데, 김빠진 사이다 등 남는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가 집에 놀러 온 친구들에게 디저트로 대접할 수 있을 정도로 모양도 예뻐서 만족했다.
직접 고른 믿을 수 있는 재료로 간단히 군것질거리를 만들 수 있는 간식제조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지(G)마켓은 최근 한 달(6월28일~7월27일)간의 식품제조기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배 이상(123%) 더 팔렸다고 밝혔다. 설탕이나 사탕을 넣고 가열하고 막대로 모아 둥그런 솜사탕을 만드는 ‘솜사탕 제조기’는 지난해보다 5배(390%) 가까이 더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중탕 없이 간편하게 다양한 모양의 초콜릿을 만들 수 있는 초콜릿 제조기도 지난해보다 367% 더 많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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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직접 만들어 먹는 제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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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을 맞아 아이스크림·슬러시 등 차가운 간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소비자도 늘었다. 지마켓에서는 최근 한 달 간 슬러시 제조기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2% 더 팔렸고 아이스크림 제조기도 73% 더 팔렸다. 가정용 슬러시 제조기의 경우 컵 형태의 제조기를 냉동실에서 일정 시간 얼린 뒤 원하는 음료를 넣고 ‘주무르면’ 슬러시가 만들어지는 ‘재미’를 부각시켰다. 아이스크림 제조기의 경우 첨가물이나 보존제 없이 우유·꿀·과일·계란 등의 재료를 직접 선택해 간식을 만들 수 있어 인기다. 얼음틀·샤베트 기계 판매도 54% 늘었고 제빙기 판매도 37% 늘었다.
집에서 빵·과자를 직접 굽는 ‘홈베이킹’ 수요도 꾸준하다. 지마켓에서 홈베이킹 관련 제품 판매가 최근 한달 간 지난해 대비 20% 늘어났다. 특히 도넛메이커(194% 증가)의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도넛 믹스뿐 아니라 핫케이크 가루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튀기지 않은 ‘구운 도넛’을 만들 수 있어 건강상 이유로도 인기가 높다. 빵틀·머핀틀 판매는 145%, 쿠킹타이머 판매는 55% 늘었다.
이밖에 탄산수 제조기 판매가 221% 늘었고, 와플메이커·에그롤 제조기 등 판매(177% 증가)도 호조다.
직접 간식을 만들어 먹는 이들이 느는 것은, 간식비 절약 외에도 유기농·무첨가 제품으로 재료부터 직접 골라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흐름과 맞닿아있다. 라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독자적 방법으로 섞어 먹는 ‘짜파구리’ 등 기성제품을 그대로 소비하기보다 취향에 맞게 가공해 인터넷에 요리법을 공유하는 풍조도 한몫한다. 지마켓 소형가전팀 손형술 팀장은 “간식비도 아끼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아이스크림이나 쿠키, 음료 등을 원하는 재료로 직접 만들어 먹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상에 다양한 요리법이 등장한 만큼 간식 자가 제조(DIY)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사진 지마켓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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