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0.09 20:02
수정 : 2014.10.09 20:02
유통업계 잘못된 높임말 자정노력
“커피 나오십니다”“피팅룸은 이쪽이세요.”
백화점·음식점 등에 방문할 때 흔히 듣는 잘못된 높임말 표현들이다. 높임말을 쓰려려다 손님이 아니라 손님이 사려는 물건 등 사물에 존칭을 써버리는 사례다. 국립국어원의 ‘표준 언어 예절’은 ‘사이즈가 없으십니다’, ‘포장이세요?’, ‘상품은 품절이십니다’ 등을 사물을 존대하는 잘못된 표현으로 꼽고 있다. 한글날을 맞아 이를 바로잡고자 유통업계가 ‘사물존칭 하지 않기’ 등 잘못된 접객 언어에 대한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일부터 19일까지 전 임직원 대상으로 ‘우리말 바로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잘못된 사물존칭·간접존대 표현 예시를 담은 4컷 만화를 제작해 일주일에 1개씩 사내 통신망에 띄운다. “고장이 나시면 교환해 드립니다(잘못된 표현)/ 고장이 나면 교환해 드립니다(올바른 표현)”등 복잡한 설명없이 만화 1개당 3~4개의 잘못된 표현과 올바른 표현을 담아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장에서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 올바른 표현을 생각해 구사할 겨를이 없다. 이번 캠페인은 대표적 표현만 표본으로 제시해 매장 쪽에서도 바로 쓸 수 있어 유용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가을 정기세일(1~19일) 주제를 ‘한글’로 잡은 이 백화점은 이 기간동안 한글학회와 함께 ‘우리말 공모전’도 진행한다. 세일·스타일·쇼핑백·쇼윈도 등 백화점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외래어 10개를 선정해 순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이다. 백화점 누리집을 통해 누구나 응모 가능하며, 한글학회의 자문을 받아 실제 적용이 가능할지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5월 ‘스피드 에이아르에스(ARS)’ 서비스를 도입해 전화 주문 때 올바른 우리말이 사용되도록 하고 있다. 주문 과정에서 과도한 존칭어와 불필요한 설명, 늘어지는 서술어를 없앤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홈쇼핑은 “이 시스템 도입으로 주문시간이 기존 2분40초에서 50초가량 단축됐고, 통화 서비스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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