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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0.10 17:11 수정 : 2016.10.10 17:14

오디오튜닝샵·바(bar)·드론시연장 한데 모은 매장 인기
아이 손 잡은 남성 소비자들 북적대
가전제품만 팔았을 때보다 매출 3배 넘게 증가

백화점·마트 등에 가면 이른바 ‘남성 주차장’(Men’s Parking)이 있다. 여성에 견줘 상대적으로 쇼핑 시간이 짧은 남성 소비자가 쉴 수 있는 공간을 일컫는다. 미국의 소비심리분석가 파코 언더힐이 <몰링의 유혹>에서 언급한 개념이다. 쇼핑 공간 내 쇼파 등이 놓인 쉼터에 머물렀던 ‘남성 주차장’이 다양한 취향과 취미의 발견을 이끄는 놀이터로 발전하고 있다. 모바일 쇼핑이 늘고, 오프라인 쇼핑이 줄어드는 추세 속에 유통업체들이 독특한 경험을 줄 수 있는 매장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남성 소비자들과 손잡고 온 어린이 몇몇이 모여들어 테이블 축구를 즐긴다. 아이들은 게임에 열을 올리고 그 사이 남성 소비자들 몇몇은 바로 옆 오디오튜닝숍을 기웃거렸다. 지난 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영등포점 내 ‘일렉트로마트’의 풍경이다.

일렉트로마트는 가전제품 판매 공간에 다양한 취미용품과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를 한데 모은 이마트의 특화 매장이다. 남성 전용 미용실, 남성 의류 및 화장품 편집숍 등이 매장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피규어(애니메이션 캐릭터 모형) 판매 공간은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값이 비싸 쉽게 살 수는 없지만 대형 피규어를 보기만 해도 좋아하는 피규어 마니아들의 눈이 반짝인다. 드론과 미니카는 실제로 조종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까지 마련했다.

이곳을 자녀와 함께 둘러보던 장세훈(37)씨는 “이런 매장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 아내는 따로 물건을 사는 중이다. 마트에 아이들과 함께 이렇게 둘러볼 수 있는 공간까지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키덜트존’과 ‘모토 맥스’라는 특화 매장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무선 조종 자동차와 같은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과 차를 꾸미기 좋아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마트 일산킨텍스점 내 일렉트로마트의 모습. 남성 소비자들이 애니메이션 캐릭터 모형인 피규어 판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같은 시도는 실제 구매 증가와 모바일 쇼핑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층의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 영등포점 내 일렉트로마트 매출은 가전제품만 모아팔던 때보다 3배 이상 많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가전제품 매장에서 주로 중저가 제품이 팔렸는데, 일렉트로마트에서는 고급 제품군의 판매도 많이 증가한 영향도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일렉트로마트의 20~30대 소비자 비중은 48%로, 32%인 일반 이마트에 견줘 크게 많았다. 소비자 유입 효과가 눈에 띄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남성 주차장’ 특화 매장은 그 구색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문 연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는 스포츠를 직접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몬스터’ 등이 문을 열었다.

‘남성 주차장’의 기능을 하지만, 다양한 취향과 취미를 가진 여성 소비자들도 특화 매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타 가방이나 여행 가방을 오디오로 만들어주는 오디오튜닝숍에는 여성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스스로 장난감 마니아이기도 한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 서종수 팀장은 “피규어나 드론, 오디오튜닝 매장 등은 남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지만 취미 생활과 취향 개발에 적극적인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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