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15 06:47
수정 : 2005.02.1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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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MP3 브랜드인 ‘옙’(출처 : http://www.yep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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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로 애니콜 신화를 재현한다' 요즘 삼성전자는 `꼬마 디지털 제품'인 MP3플레이어에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신제품을 쏟아내고 `겁도 없이' 하드디스크(HDD)형 MP3의 본고장 미국에서 애플에 도전장을 내는가 하면 다이아몬드를 박은 90만원짜리 `명품'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들도 "우리 MP3에 `올인' 했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MP3에 목을 매는 이유를 두고 삼성 안팎에서는 여러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장 흔한 분석은 MP3 시장이 신흥시장이어서 전망이 밝을 뿐 아니라 미래의 주소비자들인 젊은층이 애용하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것. MP3 국내시장 규모는 2003년 80만대, 2004년 180만대에서 올해 250만대로, 세계시장은 지난해 2천만대에서 올해 3천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MP3의 재주가 많아지고 동영상,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PMP(휴대용 멀티미디어플레이어) 등과 융복합화(컨버전스) 현상이 일어나면서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통합에서도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MP3 드라이브'의 배경은 `자존심'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을것 같다. 윤종용 부회장은 지난 1월 열린 고위 경영진 회의에서 삼성의 MP3 브랜드인 `옙'을 콕 집어 "옙은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디지털 제품에서 앞서 가려고 우리가 제일 먼저 시작한 제품인데도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200-300달러 하는 제품인데 장난감 같아선 안된다. MP3도 귀중품처럼 고급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내부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까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도 작년부터 MP3플레이어에 엄청난 의욕을 보이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경영진은 지난 1월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레인콤의 MP3 `아이리버'를 들고 나와 시연한 것에 큰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이 100억달러에 이르고 최첨단 제품인 휴대전화와 반도체 등에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삼성이 MP3에서 기를 펴지 못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플래시메모리형 MP3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데도 정작 MP3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삼성에서는 아이러니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품질, 디자인, 브랜드 어느 것 하나 떨어지는 게 없는데 왜 삼성 MP3가 인정을 못받는지 알 수 없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며 "휴대전화에서 고가전략으로 성공한 경험을 토대로 MP3에서도 제2의 `애니콜 신화'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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