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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은행실적,내실 우리·하나 건전성 신한 |
작년 은행업계가 사상 최대 호황을 구가했지만 은행별로 생산성과 건전성, 외형규모 등의 차이는 컷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조흥은행, 외환은행 등 6대 은행의 작년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자산 200조원의 `리딩뱅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생산성, 건전성 등의 내실이 저조했다.
반면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은 작년 기록적인 당기 순이익을 달성하며 리등뱅크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가운데 작년 대부분의 부실을 털어낸 주요 은행들이 수익성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불리기를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여 은행권판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외형규모 국민은행이 압도적 작년 은행들의 자산규모는 국민은행이 200조원을 기록,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우리은행 119조원, 하나은행 91조9천억원, 신한은행 83조8천억원, 조흥은행 67조6천억원, 외환은행 67조원 등의 순이었다.
국민은행은 가계와 중소기업들의 부실여신을 대대적으로 줄이느라 자산규모가무려 14조원이 감소했지만 유일하게 200조원대를 고수했으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자산규모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신한은행과 외환은행도 부실여신 축소로 자산규모가 각각 3천억원과 1조원 가량감소했고 조흥은행은 영업력 강화로 자산규모가 무려 4조3천억원 증가했다.
외형규모는 국민은행이 우리.하나은행의 2배 안팎이고 조흥.외환은행의 3배에달하는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규모는 오는 11월 이후 외환은행의 매각작업이 추진되면 크게 바뀔 수 있다.
현재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통합작업이 진행 중이고 국민은행은 구조조정과 부실털어내기에 바쁘며 우리은행은 공적자금 투입은행이어서 외환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기 때문에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따라서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자산규모가 159조원에 달하게 돼 국민은행에 대적할 정도의 규모를 갖추게 된다.
외환은행 인수에는 제일은행 인수에 실패한 HSCB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성은 우리.하나은행 으뜸 작년 6대 은행들의 자산대비 이익률인 총자산이익률(ROA)은 우리은행이 1.9%로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하며 최고를 기록했고 다음으로 하나은행 1.66%(↑0.98p),조흥은행 1.42%(↑2.90%p), 신한은행 1.15%(↑0.44p), 외환은행 0.81%(↑1.17%p),국민은행 0.30%(↑0.82%p) 등의 순이었다.
시중은행들은 작년 1천원을 투자해 은행별로 최소 3원에서 최대 17원을 버는데그친 셈이다.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가 1천원을 투자하면 각각 22원과 35원의 수익을올리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지지만 미국 상업은행들이 1천원을 투자해 13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일부 은행들의 수익성은 선진국 수준에 접근했다는 평가다.
직원 1인당 순이익은 하나은행이 2억3천만원으로 수위에 올랐으며 다음으로 우리은행 1억8천900만원, 신한은행 1억8천만원, 외환은행 9천938만원, 조흥은행 4천20만원, 국민은행 2천800만원 등이었다.
국민은행은 국내 최대은행에 어울리지 않게 생산성은 최하위권을 맴돌아 특히눈에 띄었다.
그러나 200조원의 자산규모를 앞세운 국민은행은 올해 구조조정과 조직정비를잘 마무리하면 최대 2조원 가까운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돼 국민은행이 명실상부리딩뱅크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신한은행과 조흥은행도 통합작업이 순로롭게 진행되면 조흥은행의 높은 수익성과 신한은행의 건전성 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역시 선도은행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작년 이연법인세와 건물매각 등으로 순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작년같은 높은 수익성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관측되고 있다.
◆건전성 신한은행 최고 작년 은행들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건전성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이다.
6대 시중은행중 고정이하여신(부신여신) 비율은 국민은행이 2.64%, 우리은행이2.3%로 2%대를 유지했을 뿐 다른 은행들은 전년의 2~4%대에서 모두 1%대로 낮아졌다.
조흥은행은 2003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82%에서 작년 1.93%로 2배 이상 개선됐으며 신한은행은 2.2%→1.39%, 하나은행 1.98%→1.44%, 외환은행 2.59%→1.82% 등으로 좋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에 대한 대손충당금 비율인 CR(coverage ratio)도 자산규모 1~2위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만 각각 87.6%와 89.3%로 100%를 밑돌았고 다른 은행들은모두 100%를 넘었다.
CR은 신한은행 100.3%, 조흥은행 126.4%, 하나은행 110.52%, 외환은행 108.8%등이었다.
CR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고정이하여신이 모두 부실화하더라도 대손충당금으로 감당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작년 시중은행들은 건전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셈이다.
그러나 CR이 100%를 넘는 것은 충당금을 쌓음으로써 수익규모를 줄이는 것이어서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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