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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행-숭실대 성공요인 분석 경기 회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중소기업들은 은행들의 외면과 대기업들의 부담 전가 등으로 여전히 전반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승승장구하면서,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보석’같은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다. 20일 기업은행이 숭실대학교와 함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인탑스, 자화전자, 한국도자기, 홍진에이치제이시 등 4개 중소기업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우수 경영 실천 사례집’을 발간했다. ■ 원천기술을 확보하라=자화전자는 각종 전자제품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자석부품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컬러브라운관의 색을 보정해주는 ‘PCM’은 세계시장 점유율 56%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과전류 보호 부품 ‘PTC’는 세계시장 점유율 25%, 이동전화단말기 등에 들어가는 소형 진동모터는 세계시장 점유율 15%로 각각 2위에 올라 있다. 자화전자 “원천기술 확보”
PCM 세계시장 56% 점유 자화전자가 이렇게 내놓는 자석류 제품마다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한마디로 자석 기초소재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경쟁업체들이 기초소재를 수입해서 쓰는 것과 달리, 자화전자는 고집스럽게 초창기 매출의 50%까지 연구개발비로 쏟아부었고 결국 원천기술을 갖추게 됐다. 덕분에 자화전화는 나무가 가지를 뻗듯이 관련 신규 부품들을 계속 생산하면서 시장을 창출해 나갈 수 있었다. 자화전자는 매년 30~40%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금도 매출의 4~5%를 연구개발비로 쓰고 있다. 김상면 자화전자 사장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데도 ‘PTC’ 부품 하나 국산화하는데 8년이 걸렸다”며 “만약 원천기술이 없었다면 30~40년 걸렸을 일”이라고 말했다. ■ 사람이 경쟁력=한국도자기는 “아무리 어려워도 사람은 자르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내수시장 침체, 유가 급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삼중고’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면 200명 정도 감원해야 할 상황에 놓였는데도, 이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은 한국도자기의 경쟁력 원천이 되고 있다. 사원 하나하나가 기울이는 정성의 미세한 차이가 품질과 직결된다는 믿음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는 직원 복지시설로 이어졌다. 무료식당, 실내체육관, 사원용 아파트에 모든 직원의 취학 전 자녀를 돌봐주는 어린이집까지 갖췄다. 한국도자기 관계자는 “직원들이 회사를 믿고 쌓아온 장인정신과 기술이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도자기 “사람이 재산”
제품 품질로 승부걸어
인탑스도 교육비 안아껴 국내 최대 단말기케이스 제조업체인 인탑스도 미래의 경쟁력은 사람이라고 판단하고, 많은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모든 직원들을 한해 2차례 이상 국내·외 교육기관에서 의무적으로 교육받도록 하는 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 세계를 노려라=헬멧 하나만 만들어온 홍진에이치제이시는 창업 9년만인 지난 1979년 국내 시장의 50%를 차지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로 향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홍완기 회장이 미국 시장의 문을 처음 두드렸을 때, ‘장남감 수준’이라는 혹평을 듣고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했다. 품질 하나는 자신있던 터였다. 홍진HJC “한우물 파라”
헬멧 하나로 정상 우뚝 이 회사는 이 때부터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자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연방 교통국의 38개 헬멧 규격인증 항목을 파악하기 위해 영어와 씨름하고, 일본에서 세계 최고가의 충격시험기를 수입해 전혀 다른 새 제품을 개발했다. 결국 이 회사는 연구에 들어간 지 6년만에 미국 정부 인증을 획득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체 상표로 세계시장의 20%를 차지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금도 매출의 1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350명의 본사 직원 중 50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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