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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개발한 지상파 디엠비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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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삼성·엘지 국외진출 추진단
지상파 유럽표준 채택에 공들여
위성쪽도 외국방송사 잇단 방문
“단말기·부품 힘쏟아야”지적도 ‘디엠비(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꿈은 이뤄진다.’ 정보통신부와 디엠비 관련 업체들이 ‘가지고 다니는 텔레비전’(휴대방송)인 디엠비 ‘대박’ 꿈에 부풀어 있다. 정보통신부는 디엠비 기술을 시디엠에이(CDMA·코드분할다중접속)에 이은 수출 효자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디엠비는 위성에서 쏜 방송신호를 받는 위성디엠비와, 지상파(공중파) 신호를 수신하는 지상파 디엠비로 나뉜다. 정보통신부가 수출에 적극적인 것은 지상파쪽이다. 외국의 관심도 커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엘지전자 등이 주축이 된 시연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독일과 프랑스, 브라질에 이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지상파 디엠비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그 결과 지난 7일 프랑스 3대 방송장비 전문업체에 드는 브이디엘(VDL)과 지상파 디엠비 사업화를 위한 협력과 유럽시장 공동진출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21일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엘지전자 등과 함께 ‘디엠비 해외진출 실무추진단’을 구성했다. 정신없이 이어지는 올해의 디엠비 관련 일정 때문이다. 추진단은 3월부터 독일 바이에른에서 지상파 디엠비 시험방송 협의를 시작한다. 독일 하노버에서 같은 달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전시회 ‘세빗(CeBIT) 2005’에서도 시연회를 한다. 2006년 월드컵을 여는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디엠비 방송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4월에는 국내에서 위성 디엠비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프랑스 칸에서 추진단이 지상파 시연회를 연다. 국내에서 지상파 디엠비가 시작될 6월에는 서울에서 지상파 디엠비 국제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한국형 디엠비의 수출 성공 여부는 올해 중 채택될 유럽 휴대방송 표준에 달렸다. 현재 이 표준을 두고 한국형 디엠비와 노키아 등 유럽업체들이 개발한 유럽형 ‘디브이비-에이치(DVB-H)’가 겨루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바이에른주의 지상파 디엠비 실험방송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이 방송이 성공하면 2006년 독일 월드컵 행사 기간 중 뮌헨에 설치될 월드컵미디어센터에서 지상파 디엠비 시범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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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유미디어가 추진하고 있는 위성디엠비에 대한 관심도 못지 않다. 위성 디엠비를 보려는 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티유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일본 최대 광고대행사인 덴츠와 공영방송인 <엔에이치케이(NHK)>가 티유미디어를 각각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프랑스의 방송위원회, 통신위원회, 국립우주연구소와 프랑스 최대 방송사(TF1), 방송전송사업자(TDF) 등이 각각 방문했다. 대만의 대표그룹인 ‘파이스트원’과 인도네시아의 이동통신사(인도샛) 등에서도 방문했다. 삼성·엘지 등 단말·시스템사업자들도 기대가 크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유럽에서 한국형 디엠비가 채택될 경우 단말기 판매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디엠비가 현재 휴대전화 시장 2위인 모토로라를 꺾을 수 있는 ‘신무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엘지는 지난 14일부터 프랑스 칸에서 열린 3세대 이동통신 전시회 ‘3GSM세계회의’에 디엠비 단말기를 일제히 내놨는데, 특히 삼성전자는 유럽형 휴대방송(DVB-H) 단말기까지 내놔 노키아를 바짝 긴장시켰다. 그러나 모든 것이 낙관적일 수는 없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1일 내놓은 ‘지상파 및 위성 디엠비 추진 동향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한국형 디엠비를 외국에서 표준으로 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유럽에서는 유럽형이 표준화된다고 보고 관련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출하려면 유럽형 단말기를 개발하거나, 단말기 종류에 상관없이 쓸 수 있는 배터리나 안테나 등 범용성 부품을 개발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란 쓴 지적이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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