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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신용불량자 대책 고교생 조목조목 비판 |
소득부문에서만 신경 단기대응 그처
고등학생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의 경제 경시대회에서 “정부의 신용불량자 대책이 단기 대응에 머물고 있다”는 논리정연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 대회 관계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대회 특별상인 서울대 총장상을 받은 서지훈(17·서울 휘문고 2)군은 주관식 문제인 ‘신용불량자 현상 분석과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 30점 만점에 20.1점을 받아 참가자 4천여명 가운데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서군은 우선 소득과 소비의 불균형을 신용불량자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 소득 측면에서는 실업률 증가와 기업의 일용직 선호가 신용불량자 양산의 직접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서군은 소비 측면에서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의 부조화 속에서, 소득이 줄어도 과거 소득 수준의 소비를 유지하려는 ‘듀젠베리 효과’가 신용불량자 양산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서군은 특히 “정부는 이에 대해 단기적인 대책만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군은 “정부가 신용불량자 문제에서 소득 부문에만 신경을 쓰고 있으나, 실업과 소비를 줄이는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조기 직업 탐색 교육 실시 △산학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 △사치품에 대한 과세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경제학 교수들과 한국개발연구원 박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신용불량 사태의 본질과 그 해결 방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며 “고등학생 수준으로는 놀라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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