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상·하위 계층 사이의 격차가 2년 연속 벌어지면서, 지난해 소득 격차가 외환위기 당시 수준까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농어가를 제외한 전국 가구 가운데 28.8%가 적자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연간 및 4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한 달 평균 소득은 280만6천원으로 2003년보다 6.0% 늘었고, 도시 근로자 가구는 311만3천원으로 5.9% 증가했다. 계층별로 보면, 전국 가구 중 하위 20%의 지난해 소득은 77만7천원으로 2003년보다 4.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상위 20%는 571만2천원으로 6.3% 늘어났다. 이에 따라 5분위 배율(상위 20%의 소득÷하위 20%의 소득)로 본 지난해 두 계층 간의 소득 격차는 7.35배로 2003년의 7.23배보다 0.12배 커졌다. 또 도시 근로자 가구 가운데 상위 20%의 소득은 605만4천원으로, 하위 20% 계층의 111만8천원보다 5.41배 많았다. 이런 소득 격차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의 5.49배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도시 근로자 가구의 주된 수입인 근로소득은 임시직 증가 등의 영향으로 5.2% 증가에 그쳐, 99년의 3.2%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근로소득 증가율은 3.2%까지 떨어졌다. 또 전국 가구의 28.8%, 도시 근로자 가구의 23.7%가 가처분 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아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 근로자 가구 가운데 소득 하위 30% 계층의 경우 절반 가까운 43.0%가 적자 상태였다.
지난해 도시 근로자 가구의 소비지출은 5.5% 늘어 전년의 6.0%보다 증가 폭이 둔화됐으나, 세금과 연금보험 등 비소비지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11.3%에서 13.5%로 커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도시 근로자 가구의 교육비 지출이 2003년 4분기보다 1.8%가 줄었는데, 교육비 지출이 감소하기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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