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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쩌란 말이냐 이 ‘큰’ 가슴을 |
입춘이 지나, 새싹 돋는 우수의 기운이 옷매무새를 변화시키고 있는 요즘이다. 투박한 겨울 외투는 서서히 사라지고, 밝고 가벼운 봄옷들이 거리에 나부낀다. 하지만 좀처럼 마음 편히 옷 선택을 할 수 없는 여성들이 있으니 바로 가슴이 커서 오히려 슬픈, 거대 유방증 환자들이다. 이들은 가슴을 가리기 위해서라면 더운 날에도 압박붕대를 하고 다니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흔히 ‘가슴이 크면 좋지 않으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들은 너무 큰 가슴 탓에 생활 자체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한국 여성의 평균 가슴크기는 약 200~250cc. 거대 유방증 환자의 경우 이보다 500cc 이상 커, 한쪽 가슴만 700cc 이상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이 가슴 무게로 인해 각종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어깨와 허리, 목 통증은 물론 두통, 만성 피로감, 유방통 등 신체 3곳 이상에서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다. 대부분의 거대 유방증 환자들은 가장 예민한 사춘기 때 가슴이 급격히 커진 탓에 심리적 문제도 함께 갖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가슴을 가리려는 방어심리가 강하고,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매사에 소극적이며 위축되어 있다. 이 때문에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생활 적응을 힘들어한다.
거대 유방증의 요인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가 유방 성숙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유방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내분비성 유방 비대다. 두 번째는 호르몬 분비는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유전적인 영향으로 유방이 커지는 처녀성 유방 비대다. 주로 10대 사춘기 소녀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세 번째는 전신의 비만과 함께 유방이 커지는 비만성 유방 비대로, 최근의 서구화된 식생활이 주요 원인이다. 가슴은 유선조직과 지방조직으로 구성된 탓에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지방함유량이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적당한 운동과 함께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전적인 원인과 비만 탓에 나타난 거대 유방증은 단순히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 증상이 개선되기는 힘들다. 따라서 이때는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흔히 가슴 수술이라고 하면 확대 수술만을 생각하는데, 가슴의 크기를 줄이면서 처진 모양을 교정하는 치료법으로 ‘가슴 축소수술’이 있다. 주로 사용되는 방법은 유륜 절개법과 수직 절개법 등 5가지 정도. 수술방법은 현재 자신의 가슴의 크기와 모양, 유륜의 위치와 처진 정도, 자신의 사회적 환경 등을 모두 고려해 전문의와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형보/ 엔제림 성형외과 원장 www.brea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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