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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1 22:09 수정 : 2005.03.01 22:09

(상) 5년만의 네자리수
(중) 경기회복 이끌까
(하) 전망과 투자전략

시중 자금 돌며 중기·벤쳐‘숨통’
활황세 지속·가계부채 조정이 관건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하면서 국내 경제 전반에 봄 기운이 돌고 있다. 여의도를 비롯한 증권가는 이미 축제 분위기다. 이달 말 결산을 앞둔 증권사 직원들은 오랫만에 손에 쥐게 될 인센티브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있다. 지난해 말 한참 떠돌던 구조조정이니 신규 수익원 창출이니 하는 말들은 모두 사라졌다. 한 증권사 간부는 “지난 2~3년 동안 제대로 인센티브를 받아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대다수 직원들이 받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여의도 증권가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불황의 여파에 찌들어있던 국민들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소비심리 호전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해 12월 85.1에서 지난 1월 90.3으로 크게 상승했다. 소비지출기대지수는 95.6에서 98.3로 상승해 조만간 100을 넘어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뿐 아니다. 지난 28일 발표된 1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9개월 만에 전월 대비 0.2%포인트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각종 지표들이 경기회복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증시 활황이 바닥 국면에 있는 경기를 회복세로 접어들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주가지수 1000 돌파는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500~1000의 장기 박스권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의미를 담고 있어 대세 상승에 대한 낙관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증시가 장기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소비심리와 투자심리를 크게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다. 1999년의 경우에도 증시는 외환위기의 충격을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연 20%대에 이르던 고금리가 정상 금리로 돌아오면서 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됐으며, 증시 열풍이 불면서 얼어붙었던 경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최운열 서강대 경영대학원장은 “국내 경제는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호전되고 시중자금이 돌기 시작하는 상황”이라며 “증시 활황이 앞으로 경기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을 증시 활황이 장기화하면 심리호전에서 더 나아가 자산가치 증식으로 인한 소비지출의 증가, 기업 투자 활성화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주가 상승으로 늘어난 자산이 소비지출 증대로 나타날 것이란 얘기다. 더불어 상장과 증자를 통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대기업들은 자금사정이 넉넉한 편이지만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중에서는 지난 몇년 동안 자금난에 시달려온 기업들이 많아 증시 활황의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들의 공모주 청약에는 1조~2조원씩의 돈이 몰려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증시 활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경기 회복의 구체적인 지표들이 나와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박사는 “주가 상승으로 인한 부(富)의 효과는 6개월 이상 지속돼야 나타나기 때문에 1~2월의 주가 상승세와 몇가지 경제지표 호전만 가지고 경기회복을 말하기엔 이르다”며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내수 회복의 최대 걸림돌인 가계부채 조정이 충분히 더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수 1000을 넘어선 증시가 경기 바닥을 벗어나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회복의 견인차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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