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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2 20:24 수정 : 2005.03.02 20:24

2일 오후 아이앤아이스틸 당진공장(옛 한보철강)에서 7년만에 생산된 핫코일(열연강판)이 냉각대를 지나고 있다. 아이앤아이스틸 제공

■충남 당진 옛 한보철강을 가다

녹슨 채 방치돼 왔던 옛 한보철강의 당진공장이 다시 쇳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한보 사태로 1998년 7월 공장 가동을 멈춘 지 7년 만이다.

2일 오후 생산을 재개하기 시작한 아이앤아이스틸 당진공장 A지구 열연공장은 전기로에서 나온 쇳물을 연속 주조기를 거쳐 압연기에 넣어 돌리는 요란한 소리에 현장 노동자들의 땀방울까지 뒤섞여 모처럼 활력이 넘쳐 흘렀다. 현대차그룹의 아이앤아이스틸과 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이 지난해 10월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 불과 5개월 만에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한보가 문을 닫기 직전까지 이 곳에서 일했던 박봉석(46) 아이앤아이스틸 당진공장 작업반장은 “오랜 만에 쇳물을 보니 감회가 새롭고 뿌듯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압연부 직원 김영근(48)씨는 “온갖 어려움을 겪었던 직원들 사이에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의지가 대단하다”며 “우선 공장을 완전 정상화시키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아이앤아이스틸의 열연강판 생산은 철강 산업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국내 열연강판의 포스코 독점 구도가 깨지고, 바야흐로 경쟁 체제로 접어든 것이다. 오는 5월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앞두고 시험 생산에 들어간 것인데도, 벌써부터 파이프 강관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한다. 당진공장은 포스코처럼 철광석을 용광로에 넣어 쇳물을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전기로에서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공정이다. 주로 파이프나 건자재용으로 쓰인다.

새주인 만나 7년만에 재가동
포스코 독접 열연강판 경쟁체제로
수입대체 효과 커…품질 향상 과제


그동안 열연강판은 수요에 견줘 공급량이 부족해, 수요 업체들은 연간 500만t을 외국에서 수입해 써 왔다. 당진공장의 A지구 열연공장은 올해 68만톤, 내년부터는 공장을 완전 가동해 연간 180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한해 10억5천만달러의 수입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B지구 열연공장은 내년 10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광선(57) 공장장은 “A, B지구의 열연공장이 완전 가동되는 2008년 이후에는 연간 380만t의 열연강판 공급이 가능해져, 국내 부족분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 사람들이 당진공장에 거는 기대는 크다. 당진군과 주민, 상인들은 당진공장이 포항, 광양과 함께 국내 3대 철강 단지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 한보 부도 이후 숨을 죽였던 지역 상권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인근 바닷가에서 횟집을 운영 중인 신영선(34·충남 당진군 가곡리)씨는 “한보 부도로 근처 상가 90%가 철시했으나, 공장이 다시 돌아가면서 상권은 물론 부동산 경기까지 살아나는 조짐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당진공장이 풀어나가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면서, 안정적으로 양질의 원자재를 확보하는 것과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밝힌 고로 사업도 큰 숙제거리다. 적어도 2조원 이상이 들어갈 일관제철소는 항만 문제를 비롯해 터만 250만평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거대 사업이다. 김무일(62) 아이앤아이스틸 부회장은 “2010년께 일관제철소를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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