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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3 16:04 수정 : 2005.03.03 16:04

영화속건강 | 콘스탄틴

구겨진 트렌치코트를 입은 헤비스모커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 분)은 도무지 손에서 담배를 놓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천국과 지옥 사이의 비무장 지대인 인간 세상에, 인간을 농락하려는 악마들이 갑작스럽게 많아져 버린 탓이다. 자연스레 악마들을 퇴치하는 엑소시스트인 콘스탄틴의 업무량이 폭주한 것과 비례해 스트레스도 심해져 줄담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업무 폭주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콘스탄틴에게 터진다. 바로 폐암이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에 그는 진퇴양난의 고민에 빠진다. 수많은 악마를 지옥으로 돌려보낸 탓에, 지옥에서는 호시탐탐 그의 영혼을 노리고 있지만, 천국에서는 자살전력이 있는 데다 진실한 믿음이 없는 그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생명을 연장하고픈 콘스탄틴에게 신의 전령인 가브리엘 천사가 하는 말은 냉정하다. “폐암에 걸린 것은 15살 때부터 담배를 피워온 네 탓”이라는 것이다. 허나 심한 기침과 객혈로 고생하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헤비스모커를 고수하는 콘스탄틴에게는 이런 말조차 먹혀들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폐암의 고통과 위험은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말기가 되면 호흡 곤란이 극심해지고 면역력도 매우 약해져 거동도 어려워진다. 과거 폐암으로 사망한 이주일씨의 경우처럼 산소호흡기나 링거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 폐암은 위암, 간암에 이어 국내 암 사망률 3위로, 점차 사망률이 줄어들고 있는 다른 암에 비해, 증세가 거의 없고 조기 발견이 어려워 사망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 문제다.

영화 속 콘스탄틴은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에 폐암이 모두 없어지는 기적을 겪게 되지만 현실 속의 폐암 환자에게 이런 기적이 생기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폐암을 찾아내기 위해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받지만, 다른 장기에 가려져 있는 폐의 특성상 조기 발견이 어려웠기 때문. 그런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저선량 흉부 CT검사는 폐암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므로 흡연자들에게는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콘스탄틴>은 폐암을 다룬 것뿐 아니라 신과 인간에 대한 독특한 시선과, 곳곳의 숨은 반전을 통해 신선한 유머감각을 펼쳐낸 영화다. 게다가 헤비스모커인 콘스탄틴이 마지막 장면에서 담배를 던져버리는 장면은 흡연자들, 또는 금연을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금연보조제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또, 폐암에 걸린 콘스탄틴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은 흡연자라면 틈틈이 폐암이 자신의 몸속에 똬리를 틀고 있지는 않은지 정기적인 저선량 흉부 CT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조성범/ 고려의대 안암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www.ku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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